<시리즈> 98 구상 단체장에게 듣는다 (7)

계측제어회 김기홍 회장

『지난 30여년간 모든 산업부문이 괄목할만한 발전을 거듭해왔으나 계측, 제어분야만은 아직도 초보적인 단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의 안방마져 외국업체에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 지금부터라도 국내 계측 제어기술을 집중 육성해 국제적인 수준으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올해로 출범 7년째를 맞는 한국계측제어협회의 김기홍 회장은 『IMF체제가 국내 계측 제어업계에는 위기보다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계측제어협회가 구심이 되어 선진 계측제어기술의 국산화와 함께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겠다』고 강조한다.

『총 6조2천억원(국내 발주액 2조8천억원, 해외 수주액 3조4천억원)에 이르는 엔지니어링 플랜트 시장에서 계측 제어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5∼10%이나 국산화된 기기가 없어 모두 수입품에 의존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고 국산 계측제어기기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히는 김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협회의 숙원사업인 국제계측제어협회(ISA:International Society for Measurement & Control Association)한국지부 및 부설 교육훈련센터를 설립하는 등 최근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계측제어협회는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 휴 로저 ISA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ISA한국지부 개설과 첨단 기술자료 인수 인계식을 가지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미국에 본부를 둔 ISA는 1백년의 역사와 함께 계측제어시스템과 관련 첨단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기구로서 각종 센서, 조절기, 현장구동기 등 계장시스템의 국제 표준규격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현재 각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계장관련 기술기준은 ISA의 규격에 준해 응용되고 있다.

ISA한국지부 설립과 관련해 김 회장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공인된 ISA 표준 기구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각종 산업계장시스템에 대한 ISA의 기술지원으로 국내 산업현장에서 계측제어 시스템의 설계 및 운용, 유지보수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국제 규격에 부합되는 제품을 개발을 유도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협회는 이와 관련 ISA와의 최신 계측제어기술 자료 교류와 함께 국내 계측제어 기술자들의 미국 ISA현지 기술 훈련과 현장 교육에 참여할 계획이다.

또한 협회는 내달중 정식 개원해 오는 3월부터 본격 교육에 들어가는 협회 부설 계측제어 기술교육센터에서 1단계로 47개의 ISA교육과정 가운데 프로세스 콘트롤 전문화 과정등 7개 과정을 선별해 과정당 년간 4회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00년까지 단계별 교육 과정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IMF한파로 모든 산업부문이 명예퇴직 또는 감원에 나서고 있으나 계측제어부문의 경우 감원은 커녕 기술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센터를 통해 업체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함은 물론 기존 전문인력의 재교육과 재취업을 위한 직업 전환교육에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국내 계측제어 업체들이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전국의 대학과 공업고교 등 80여개 교육기관에서 매년 배출되는 계측제어 관련 인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전산화, 국내 업체들이 활용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가 시책의 일환으로 벤처 기업을 발굴하고 정보화 시대에 부응한 협회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회원사 권익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계측 제어분야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한 기술개발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ISA와 같은 국제 표준기술을 신속하게 우리것으로 소화하고 산, 학, 연의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대학의 이론과 산업 현장의 기술을 접목한다면 10%의 계측 제어 기술이 없어 국산화가 가능한 나머지 90%도 패키지로 수입해야 하는 국내 현실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9월 한국계측제어협회 3대 회장으로 선임된 김기홍 회장은 포스콘 및 포스코개발 사장을 각각 역임한 후 현재 포스에너지(주) 상임고문으로 재직중이며 한국공장자동화시스템 연구조합 이사장직도 맡고 있다.

<온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