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세간의 화두는 온통 국제통화기금(IMF)이다. 크고 작은 기업들 모두 IMF한파로 몰아닥친 금융위기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안감힘을 쏟고 있다. 예년 같으면 전년 말에 수립된 경영전략을 토대로 신년도 사업추진에 눈코 뜰새없이 바쁘게 돌아가던 기업들의 모습이 이제는 아득한 과거의 일처럼 느껴진다. 극변하는 기업환경에서 묘안을 도출하기 위해 고민도 이쯤되면 거의 고충이라는 표현이 제격이다.
「무대책이 상책」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어디서부터 돌파구를 찾아야 할지 막막한 상황에서 답답한 탄식일 것이다. 경영환경이 극도로 어렵고 갈피를 못잡는 혼돈의 시기에 그렇다고 넋놓고 마냥 있을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누구나 최근의 위기를 공감하고 있다. 과거의 군살을 뺀 내핍경영의 모습이 벌써 생활풍속도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않고서는 당해낼 재간도 도리도 없는 실정이다. 오죽하면 무조건적인 내핍은 오히려 내수를 침체시켜 경제활성화에 역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최근의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과 묘안도 각양각색이다. 기업마다 극심하게 침제된 내수시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다고 아우성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전년대비 몇 % 증가」란 통상적인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기업이 있다면 시대착오일 것이다. 앞으로의 추이를 파악하면서 시기적절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시나리오 경영」을 도입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도 최근의 추세다.
이제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앞으로의 상황변화에 적합한 틀을 짜야 하는 시대다. 상황이 어렵고 수요예측이 불확실하다고 해서 사태를 관망하는 것만으로는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 다양한 수요예측과 상황변화를 예의 주시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이같은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서는 불확실한 시대를 헤쳐나갈 방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