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하고 1년을 보낸 신재철 사장(51)은 지금 격변기를맞아 한국시장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경영자로서 시험대에 올랐다.부임 첫해 순탄하게 이끌어온사업성과가 국제통화기금(IMF)한파라는 돌출변수로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신사장은 『과거에도 대선전후에는 기업과 공공투자 분위기가 위축됨으로써 매출을 비롯한 경영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이번처럼 힘겨웠던 때가 없었다』며 『요즘처럼 환율이 널뛰는상황에서 금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것조차 쉽지않다』고 말한다.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시장환경에서도 기회는 오기 마련이다.신재철 사장은 올해 환경변화에 맞춰 「e비즈니스」라는 사업을 국내에본격 도입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객,내부직원,사회,주주 등 4가지 관점에서 중장기 경영계획을 펼쳐나갈 것임을 강조하는 한국IBM 신재철 사장의 새해각오를 들어본다.
한국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들어섬으로써 올해의 경영환경이 지난해와는 크게다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경영혁신 전략은 무엇입니까.
한국IBM은 지난 몇년간 합작회사 설립,사내 창업,조직의 슬림화및 팀제 도입,이동사무실(무빙오피스) 운영,인원감축등 다양한 경영혁신 프로그램을 추진해 경쟁력을 회복함으로써 오히려 수백명의 전문기술 인력을 새로 충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따라서 IMF 체제하에서의 경영혁신은 내부 조직의 체질개선과 팀웍 증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촛점을 둘 것입니다.즉 조직원 각자가 고도의 업무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조직과 문화를 구축하고 그 성과에 따른 보상을 하는 방안을 정착시킬 생각입니다.
선택적 영업 집중제 정착 특히 영업의 효율성과 보다 높은 고객만족을 위해 추진해온 선택적 영업집중 프로세스(CRM)제도를 올해 완전히 정착시킬 계획입니다.일선 영업조직과 지원조직간 역할을 재조정하고 고객의 관심분야에 따라 전문가를 조기에 투입시켜 영업력을 강화하며 회사 차원에서 기술력을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전반적으로 생산적인 마케팅을 구현하고자하는 것입니다.
이같은 혁신전략을 추진함으로써 한국 IBM은 초우량 기업의 체질과 문화를 갖추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올해 매출과 연구개발 투자등을 포함한 경영계획과 방침을 밝혀주십시오.
매출과 이익을 포함한 경영 성과는 매우 가변적이며 현재로선 정확한 예측을 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지난해에는 9월말까지만 해도 연초의 계획대로 사업목표를 달성하는 등 경영실적이 양호했으나 4.4분기들어 환차손 문제가 갑자기 대두되면서 상황이 돌변했습니다.그리고 어려움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요즘처럼 환율이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선 경영계획을 수립하기 사실상불가능합니다.그래서 어쩔수없이 몇개 유형별로 시나리오 경영을 펼치고 있는데 환율이 안정되는대로 다시 금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올해 경영상 가장 우선을 두고자하는 부분은 「고객만족」입니다.고객의 입장에서 보아 시너지가 극대화된 내부 시스템을 갖춰나갈 것입니다.특히 중소기업 고객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솔루션 개발에 역점을 둘 계획이며,판매및 지원을 위한 체인으로서 경영동반자(협력업체)와의 협력관계를 대폭 증진시킬 것입니다.
이를 위해 경영동반자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도 증대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지금처럼 위축된 경기여건 아래서는 직원들의 사기를 유지하고 진작시키는 것도 필수적이라고 보며,무엇보다도 업계 최고의 고객만족을 실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영목표입니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분야와 구체적인 전략을 들려주십시오.
올해는 한국IBM이 「e비즈니스」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해가될 것입니다.앞으로 한국IBM이 제공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e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역점을 둘것입니다.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e비즈니스」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킴은 물론 한국IBM이기술과 솔루션 제공의 선도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방침입니다.「e 비즈니스」란 인터넷을통해 제반 상거래 활동을 하는 것으로,화폐 및 물자가 가상의 공간에서 실제처럼 움직이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와함께 최근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그리고 아웃소싱에 대한 영업도 크게 강화할 계획입니다.한국IBM 소프트웨어 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표준 전자상거래 솔루션등 각종 첨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데이터 마이닝,디지털 라이브러리,가상대학등의 분야에 대한 솔루션 영업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지난해 30%이상 신장한 서비스 사업의 경우 금년에는 산업별로 더욱 특화된 서비스 품목을 개발해 제공하고 서비스 사업의 업무절차도 자동화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일 방침입니다.
올해 달라지는 제품전략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대형시스템 시장에서는 기존의 선두위치를 지켜나갈 것이며,항상 한국IBM이 강조하고 있는 서버솔루션 영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즉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솔루션과 로터스 노츠,비즈니스 인텔리전스,그리고 웹 서버 등의 영업에 촛점을 맞출 것입니다.
서버 솔루션 영업강화를 위해 중형서버 영업팀과 오픈 스토리지 영업팀을 통합시켰으며 AS/400,넷피니티,RS/6000 팀이 하나로 긴밀하게 협력해나갈 것입니다.또한 다른 회사의 시스템을 사용하는 고객을 위해서도 IBM서버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적극 제공할 것입니다.특히 금년에는 중소기업고객에 대한 영업지원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며 채널망의확장과 DM활용 등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경제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할 계획입니다.
중소기업 고객 지원 강화 경영동반자 사업의 경우 올해에는 독립 소프트웨어 업체를 적극 지원해 영업망을 확충하고 취급 제품도 넷피니티,네트워크스테이션에서 부터 대형시스템및 저장장치까지 확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그리고 경영동반자를 통한 서비스 비즈니스,고객을 위한 재정지원 등을 통해 경영동반자사의 수익성 향상에 더욱 많은 노력을할 방침입니다.
국가적으로 볼때 IMF 지원에 따른 금융통합 조치 등 금융빅뱅이 예상되고 있습니다.금융권이 IBM의 주요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밝혀주십시오,
이미 예측하고 있다시피 올해는 우리나라 금융기관에 커다란 변혁이 몰아닥칠 것입니다.우리나라 금융기관은 이제 세계 금융기관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해야하며 이와같은 환경에서 전산기반을 지원하는 한국IBM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고 봅니다.앞으로 우리의 금융기관은 데이터 베이스 마케팅을 통한 고객의 세분화,1년 3백65일 무정지 가동을 통한 서비스 향상,고객 개개인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상품및 서비스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는생각입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금융및 트레이딩 업무도 더욱 확대돼야할 것이며 금융통합 조치와 더불어 IBM시스템과 비IBM시스템의 통합,비IBM시스템간 통합 등에 대한 요구도 대두되고 있습니다.특히 21세기 금융업무는 한 은행이 해결하지 못하고 컨소시엄 등을 구성해 공동대처해야하는 형태로 변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해외의 구축사례,특히 「e비즈니스」관련 종합솔루션을 바탕으로 금융권 고객이 이와같은 제반 과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 한국IBM을 어떠한 기업으로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까.
이미 한국IBM은 국내에서 가장 평판 좋은 외국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봅니다.또한 지난 97년이후 줄곧 수입보다는 수출이 많은 기업으로 국내 무역수지 개선에도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앞으로 한국의 장래는 「e비즈니스」로 불리우는 세계시장의 추세에 어떻게 부응하고앞서가느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한국IBM은 IBM의 높은 정보기술과 특히 종합적인 「e비즈니스」 솔루션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컴퓨팅 시대를 선도함으로써 한국의 「e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기업이 되도록할 것입니다.이와함께 한국 기업이 구조조정과 리엔지니어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증진시키는데 있어서 우수한 산업별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신뢰받는 파트너로 그 이미지를 심어나가겠습니다.
LG IBM과 긴밀 협력 올해에는 「2000년 연도표기 문제」가 커다란 이슈로 대두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입니까.
한국IBM은 2000년 연도표기 문제가 전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하고 시급한 이슈임을 인지하고 그동안 이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위해 여러가지 활동을 펼쳐왔습니다.지난해까지는 컴퓨터 사용자들의 2000년 문제인식을 높이고 또한 이에 필요한 여러가지 기술정보를 제공하는데 촛점을 맞췄습니다.
즉 각종 세미나를 통한 인식제고와 인터넷을 통한 관련 기술및 기획 정보,그리고 IBM제품들의 2000년 대응 정보데이터베이스를 제공했으며 2000년 관련 툴과 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올해부터는 고객들이 2000년 연도표기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실제적인 지원을 펼칠 계획입니다.먼저 한국IBM은 금년부터 2000년 문제에 대응된 제품만을 판매할 것입니다.그리고 모든 경영동반자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고객들의 2000년 연도표기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 지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 사내 영업부를 중심으로 경영동반자사와 협력해서 현재 각 고객이 사용중인 IBM제품의2000년 대응여부를 확인하고 대응된 제품으로의 이행을 위한 지원을 한층 더 강화할 것입니다.
한국내 합작회사인 LG IBM을 어떠한 기업으로 육성시킬 계획입니까.
한국IBM에 있어서 PC사업은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볼때 LG IBM PC의 성공은 곧 한국IBM 성공의 밑바탕이 됩니다.LG IBM은 출범후 지난 1년간 국내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그 기반을 닦았다고 봅니다.따라서 최근 새로운 리더를 맞아 제2의 도약에 나선 LG IBM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면서 도울 것입니다.
외국계 기업으로서 정책,인프라 등 한국내 경영환경중 피부로 느끼는 호재와 악재가 있다면 말해주십시오.
최근의 경제환경은 기업을 운영하는 관점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환율과 이자율의 상승,이에따른 물가및 원자재의 가격상승으로 각 기업마다 수익성이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이와같은 환경은 한국IBM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현재 환율의 불안정으로 인해 올1.4분기까지는 매우 어려울 것이지만 2.4분기 이후에는시장여건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습니다.IMF환경이 단기적으로는 여러가지 시련을 초래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질서를 바탕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계기가될 것입니다.산업및 사회 전반에 이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면 결국 세계시장을 상대로한 한국경제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입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