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IMF시대를 맞아 올해 부품업계의 설비투자 등 경영이 전반적으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IMF체제가 「위기이자 곧 기회」라는 착안 아래 공격경영을 계획중인 업체가 적지않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심각한 자금압박 속에서 고환율과 고금리로 대별되는 IMF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됨으로써 중소 부품업계의 어려움이 날로 가중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업체들이 환율급등에 따른 국제 경쟁력 강화를 계기로 오히려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에너자이저, 듀라셀 등 세계 양대 전지메이커의 파상 공세로 어려움을 겪어온 로케트전기(대표 정현채)는 최근 환율급등으로 이들 외국업체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돼 올해가 실지회복의 호기가 될 것으로 판단, 나래 등 무선호출기업계와의 연계를 통한 국산 알칼라인전지 채용 붐조성 등 공격적인 홍보 및 마케팅에 착수했다.
칩비드, 칩인덕터 등을 주로 미국, 일본에 수출해온 쎄라텍(대표 오세종)은 원화 대비 달러 및 엔화가치의 대폭 상승으로 국제경쟁력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올해는 부진했던 내수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칩서지업소버, 칩배리스터, 칩LC필터, 세라믹멀티칩모듈(MCM-C) 등 신규 전략제품을 중심으로 관련사업을 대폭 강화, 매출을 전년대비 3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쇄회로기판(PCB)업체인 이수전자(대표 김찬욱)는 96년부터 2년간 실시한 다층기판(MLB)의 대대적인 선행 투자가 IMF시대에 따른 경쟁업체들의 설비위축과 대외 가격경쟁력 강화로 크게 빛을 발할 것으로 보고, 올해 시스코, 시게이트 등 해외거래선을 통한 고부가 MLB영업을 대폭 강화해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난 1천2백억원의 매출목표를 책정했다.
기지국 및 중계기용 통신부품업체인 액티패스(대표 박헌중)는 통신서비스업계의 대폭적인 설비투자 위축에 따른 어두운 시장전망에도 불구하고 올해를 제2창업의 해로 설정, 다양한 신제품 개발과 특히 취약했던 능동부품에 대한 개발 및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며 매출목표도 지난해보다 90% 가까이 늘어난 1백50억원으로 잡았다.
전광판업체인 레인보유비젼(대표 이제찬)은 지난해 98프랑스월드컵 메인스타디움에 전광판을 설치, 국제시장에서의 이미지가 제고된 데다 환율인상으로 가격경쟁력도 살아나 올해 기존 30%대였던 수출비중을 70%대로 높이고 매출도 전년비대 67% 증가한 6백억원으로 잡고 해외마케팅 조직강화 등 대대적인 공격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이밖에 커넥터, 파워 등 일반부품업체였던 일산일렉콤이 올해 통신장비 및 부품, 기능성 세라믹응용제품, 전자파계측장비 등 대대적인 신규 전략사업 육성과 대폭적인 매출신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KMW, 에이스테크놀러지, 단암전자통신 등 주요 통신부품업체와 수출비중이 큰 업체, 그리고 신규 유망벤처기업을 중심으로 IMF위기를 특수로 활용하려는 부품업체들이 적지않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