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8 영상산업 쟁점 (9);기로에 선 케이블PP

경기위축, IMF체제, 이에 따른 경영악화 등 수많은 악재 속에서 지난해를 마감했던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사업자(PP)들은 올해 역시 지난해의 연장선상에서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전망이다.

특히 어느 PP할 것 없이 주수입원인 광고수주가 급감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크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주요 업체들의 자연퇴출을 비롯한 PP산업 전반의 구조개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PP산업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부분은 해당기업 및 모기업의 경영악화 속에서 급매물로 나온 PP들의 정리와 중소 PP들의 자본금 확충이다.

자가발전식으로까지 끊임없는 M&A설이 나돌았던 다솜방송, GTV, 마이TV 등이 이에 해당되며 최근에는 GTV와 함께 여성채널을 이끌었던 동아TV마저 그룹의 구조조정 여파에 밀려 정리대상으로 확정된 상태이다.

또한 2~3개 대기업계 PP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PP들이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어 이들의 재무구조 건실화는 케이블TV산업의 내일을 위해서도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제이다.

특히 이들 기업이 처한 상황은 해당 PP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경영악화로 해당 PP의 움직임이 크게 위축되는 문제도 있지만 결국에는 케이블TV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의 PP산업 움직임을 보더라도 대부분의 PP들이 프로그램을 거의 재방송으로 꾸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방영했던 프로그램을 재탕 삼탕하는 상황이 가입자들에게 어떻게 비춰질 것인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케이블TV산업 스스로 재무구조 건실화를 위한 제반노력을 경주해야 하고 지상파를 포함한 방송계 전반의 구조조정 및 협력강화, 정부차원의 지원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새방송법 제정과 함께 도입될 기업간 수평적, 수직적 결합문제에 대해서도 업계 스스로 적극적인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강도 높게 제기되고 있다.

PP산업의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을 줄 MPP(PP겸영)의 경우 지금까지의 논의가 채널 추가할당 및 그룹간 내부 구조조정 문제로 국한돼 왔으나 상호협력을 통한 업계 전반의 MPP논의도 지금 상황에서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논의 대상에는 정부 또는 정부산하기관이 출자해 설립한 아리랑TV, KTV, OUN, TTN, 스포츠TV 등도 포함될 것이며 빠른 시일내에 정부차원에서 이의 구조조정 논의를 완료, 불필요한 혼란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방송프로그램 산업의 대외개방 논의도 PP산업의 입장에서는 발등의 불이다.

작년 말 미국 상공회의소는 외교채널을 통해 케이블TV산업의 프로그램 쿼터제 전면폐지, 외국사업자의 채널운영권 허용, 출자비율조정 등을 타진한 상태여서 이제 방송시장의 개방문제는 현실로 다가온 실정이다. CNN 등 일부 외국 방송사업자들의 경우도 이에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으며 몇몇 외국 방송사업자들은 영업권보장까지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감안할 때 국내 PP산업은 충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대외개방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PP산업이 풀어야 할 내부문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프로그램 제작비율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며 이를 대외수출로 연계시켜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국내 케이블TV 프로그램이 아시아권시장에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현재의 프로그램 제작열기 퇴조는 우려할 만한 사태로 받아들여진다.

마지막으로 위성방송과 케이블TV의 연계강화를 통한 PP산업의 활성화도 관심의 대상이다. 아직까진 위성방송에 대한 명확한 밑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이에 대한 PP들의 역할문제를 논의하기가 이른 감은 있지만 위성방송 참여를 통한 자체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