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반도체장비 및 재료업체들의 단체인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최근 IMF사태로 위기에 빠진 한국 반도체업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나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폴 데이비스 SEMI 부회장은 21일 서울에서 개막한 반도체 장비재료 전시회인 세미콘코리아에 참석해 『최근 국가경제와 반도체산업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에 지속적인 지원을 하도록 미국 정부관료와 국제기관들에게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데이비스 부회장은 『SEMI는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공정경쟁 환경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제하며 『특히 한국 반도체 업계를 위해 미국 재무부와 무역대표부, 의회 및 백악관의 핵심관리들을 만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스 부회장은 SEMI의 한국지원 결정은 한국 반도체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한국경제의 회복이 반도체 및 반도체 재료와 장비산업에 상당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일본과 미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SEMI측의 한국 지원 의사 표명은 IMF체제 이후 마이크론사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 D램 업체들이 IMF지원자금이 한국 반도체업체 지원에 사용되지 못하도록 미국 정부 측에 강력한 로비를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세계 반도체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SEMI가 세계 반도체업계에서 가지고 있는 강력한 영향력을 감안할 경우, 미국정부를 대상으로 로비를 펼치고 있는 마이크론사 등 미국 반도체 업체에도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