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IMF한파와 인터넷 비즈니스

21세기를 준비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인해 모든 산업이 침체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심지어 21세기의 최고 유망산업이라는 정보통신시장마저도 어려운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전세계는 인터넷 열풍으로 새로운 정보시대에 도전하고 있다. 국경을 초월한 거래, 어느 누구나 전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시대, 아이디어와 산뜻한 아이템으로 스타가 될 수 있는 글로벌네트워크 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전의 골드러시 때 이상으로 통신, 네트워크관련 장비가 팔려 나가고, 막연한 기대 속에 인터넷을 활용해 21세기의 보물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다이렉트마케팅 전개 이러한 시기에 때맞춰 21세기의 정보인프라를 주도하고자 하는 미국은 지난해 7월 소위 인터넷라운드를 전세계에 선언했다. 몇 년 전의 우루과이라운드가 무역장벽의 개방과 지적재산권에 그 비중을 두었다면 인터넷라운드는 관세의 철폐로 인한 무역장벽의 소멸과 콘텐츠산업에 관한 21세기를 여는 서곡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대한무역투자공사(KOTRA)가 조사한 「인터넷라운드와 전자상거래보고서」에 의하면 미국과 일본, 유럽 각국이 이에 적극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정부차원의 초안 정도이고 민간차원의 몇 개 연구모델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물론 IMF의 여파로 현실적으로 도래하고 있는 인터넷시대의 대응이 다소 미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식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임에 알 수 있다. 21세기 산업의 흐름이 인터넷과 콘텐츠로 모아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정부는 물론 기업들이 앞장서 실질적인 대비책 강구와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활용해 전세계의 모든 고객을 상대할 수 있는 준비를 지금 하지않으면 시기를 놓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독특하고 찬란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산업에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첨단매체인 인터넷시대에 적극적인 콘텐츠 개발을 통해 세계시장에 주도권을 잡음과 동시에 이를 통해 제3의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또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함과 우수한 두뇌를 세계시장에 알리기 위해 양질의 인력양성과 효율적인 인력배분을 통하여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다이렉트마케팅 활동도 적극 전개해야 할 때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분야의 국산품 애용운동도 요구된다. 최근 환율 폭등으로 주요 통신, 네트워크 관련 장비들의 공급이 거의 막혀 있는 실정이다. 자존심만을 내세우는 거품식의 장비투자나 효용성을 배제한 실적위주의 인프라 투자보다는 조직의 효율성을 구체적으로 제고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효과적인 장비투자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대부분의 관공서가 주도적으로 국산품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말로만 들은 소위 안정성이라는 핑계 아래 발주자체를 외산장비로 명시하고 있는 것은 개선되어야 마땅하다.

국산장비 적극적 활용 며칠 전 어느 일간지에 실린 글을 잠깐 소개하겠다. 동물들이 분야별 왕을 뽑기로 했다. 하늘은 독수리, 바다에서는 고래, 땅에서는 사자를 선발했다. 그리고 육, 해, 공 전체를 대표하는 왕으로 고민 끝에 오리를 뽑았다. 그러나 사실상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사람이다. 이 글은 일부 정치지도자를 오류를 빗대어 보도했으나 시각을 달리하면 사람은 곧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고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기 때문에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의 인터넷인프라 구축을 정책이나 사업으로 주도하고 있는 기관이나 기업에서는 98년 정보통신시장의 전면 개방의 흐름에 아랑곳 없이 단순한 초등학생 대상의 땅따먹기 경쟁에 여념이 없다.

멀티시대 장기적 포석 정작 중요한 콘텐츠 인프라 확산보다는 양적 성과에만 급급해 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경쟁으로 인한 외화유실 사태를 자초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에 브레이크를 하루라도 빨리 경쟁적으로 제거하는 듯한 현실을 만들어가고 있다.

단순히 도로만 깔고 전화선만 설치하는 것이 정보화의 모든 것인가. 사무실과 가정에 단순한 보고서용 타자기로서, 가정의 수백만원대 게임기로서 존재하는 컴퓨터의 대량보급이 정보화의 성숙으로 볼 수 있겠는가. 국경의 개념이 허물어지고 있는 작금의 경제현실에 비추어 볼 때 앞서지는 못하더라도 뒤처지지 않는 정보화수준의 향상은 딱딱한 고가의 장비와 네트워크가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고 응용하는 능력이라고 본다.

인터넷은 우리의 기술과 제품, 문화를 상품으로 전세계에 마케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으며, 이는 곧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아이템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20세기 멀티미디어문명에 있어서 특화된 콘텐츠의 준비로 국가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고부가가치의 고급인력을 충분히 준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통한 인터넷인프라의 활용은 IMF시대를 극복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곧 다가오는 인터넷라운드에도 적극 대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정보화는 전산화도 아니고 컴퓨터의 단순 활용도 아니며, 주변의 모든 여건을 활용한 정보의 활용, 응용, 생활화의 개념을 갖고 변화하는 시대에 적시적절히 대응하는 개념이므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일관된 인터넷 콘텐츠의 개발은 곧 멀티미디어시대의 장기적인 포석을 까는 것이다. 이것이 곧 새롭고 산뜻한 인터넷 비즈니스로서 그 영역을 다져나가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며, 인터넷광고, 마케팅, 쇼핑, 전자상거래 등의 기초공사로서 먼저 준비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