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경색 · 대기업 거래조건악화, 중소부품업체들 경영난

IMF체제에서 중소전자부품업체들은 금융시장의 경색에 따른 자금난에다가 대기업들과의 거래조건마저 크게 악화되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이 최근 중소전자부품업체 24개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소전자부품업체들은 대기업들이 어음결재일을 연장하거나 로컬거래시 L/C개설을 거절하는 등 잦은 불공정거래행위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전자조합은 현재 대기업들이 일방적으로 거래조건을 변경하고 있는 부당행위는 자제되어야 하고 특히 국내업체끼리 로컬거래시 원화결재가 가능하도록 관세제도등을 고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들은 IMF체제에 들어서면서 어음지급만기일을 예전의 평균 70일에서 1백6일로 무려 36일이나 연장,중소부품업체들의 자금사정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

또한 대기업들이 정상적인 납품이 이루어진 후에도 인수증의 발급을 연기함으로써 중소부품업체들은 은행네고를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손부담을 우려해 로컬거래를 L/C개설이 필요없는 일반구매로 전환,어음으로 지급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은 로컬거래의 대금결제방식도 달러베이스에서 원화베이스로 바꾸면서 현재 달러대 원화비율(1천6백원대)에 못미치는 1천1백원대를 적용함으로써 원자재수입에 따른 환차손을 부품업체들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전자조합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일방적으로 거래조건을 변경하는 것은 부품업체들의 자금사정을 악화시켜 경영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고통분담차원에서라도 부품업체들의 자금난을 덜어줄 수 있는 방향으로 거래조건등을 더이상 악화시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