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계가 올들어 제품의 환경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지난해 말 국제기후변화협약이 조인되고 국내서도 올들어 환경마크제도가 확대적용되는 등 국내외적으로 환경관련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에 대응해 제품생산에 이어 폐기까지 전과정에 걸쳐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LCA(Life Cycle Assessment) 및 환경설계기법을 도입하는 등 환경친화적인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품질센터 에코팀을 중심으로 「환경설계 평가기법」을 개발해 TV와 에어컨 품목에 적용했다. 이 기법은 제품 개발단계에서 제품 폐기시 분해를 쉽게 해 환경에 유해한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고 자원의 재활용성을 향상시키는 친환경설계기법이다.
또한 17인치 모니터를 대상으로 LCA를 적용, 생산에서 제품폐기까지의 전과정에 걸친 환경영향을 정량화했다.
LG전자는 올해 LCA를 컬러TV, 세탁기, 에어컨, LCD모니터 등 주요 제품은 물론 포장물에까지 확대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품개발 및 생산공정 프로세스를 개선해 오는 2000년까지 제품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량을 96년 수준보다 20% 이상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정부가 지난 94년부터 자원절약과 재활용촉진에 대한 법률에 근거해 시행하고 있는 가전제품에 대한 재활용평가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말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에 대한 사전 재활용 평가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또한 전자레인지에 이어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품목을 대상으로 LCA를 적용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올들어 설계자들이 일목요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LCA프로그램도 완성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미국의 환경보호국(EPA)이 TV와 VCR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절전형 제품 개발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대우전자는 올해 전사업장을 대상으로 「환경성 사전평가제」와 「환경 경제성 평가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환경성 사전평가제는 제품설계를 확정하기에 앞서 환경에 미치는 요인들을 항목별로 평가해 환경친화적인 제품 설계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이며 환경 경제성평가제도는 공장이나 공정단위로 원자재 투입량에 대한 폐기물 배출량을 산출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법이다.
이에 대해 삼성지구환경연구소의 황인택 박사는 『그동안 프레온가스(CFC) 사용규제나 에너지 소비기준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던 선진국의 환경규제가 최근들어 원자재나 부품을 조달하는 시스템까지 확대적용되는 추세』라면서 『환경친화적인 제품개발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은 산업 영역을 불문하고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이슈』라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