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시티(사장 노희수)는 회사 이름보다 「경영박사」라는 제품으로 업계에 더 잘 알려져 있다. 통합 경영관리 소프트웨어인 경영박사는 소프트시티의 주력 제품이자 8년간 인기를 지속적으로 얻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대다수 소프트웨어의 라이프사이클이 2∼3년에 불과한데 반해 이 제품이 오랫동안 인기를 끌 수 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소프트웨어의 지속적인 성능향상과 소비자에게 이 제품의 신뢰성과 믿음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경영박사는 이용자가 전표를 입력하기만 해도 제품에 대한 판매, 재고, 회계, 제조 부문 등 회사 업무 전과정을 통합해 처리해준다. 수작업에 의존하던 각종 재무재표를 한번의 입력만으로 제품 관리에서부터 보고서 출력까지를 용이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또한 운용이 쉽고 회사의 경영상황을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경영 합리화에 도움이 된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는 물론 제조, 부품업체들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다.
노 사장을 중심으로 한 7인의 구성원들은 소프트시티의 개발력을 믿고 있다. 이는 다른 분야 제품의 개발도 자신있다는 얘기. 한때 소프트시티는 경영박사 외에 교육용 프로그램인 「숙어박사」와 바이러스 백신프로그램인 「불철주야」를 개발한바 있다. 그러나 현재는 경영박사쪽으로 회사의 힘을 모으고 있다. 경영정보시스템(MIS) 시장의 전망이 좋기 때문이고, 또 경영박사가 충분히 이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박사의 가장 최근 버전은 5.81이다. 한 달에도 몇 차례씩 성능향상을 시켜 현재까지 이르렀다. 이같은 계속되는 성능향상은 제품에 버그가 있기 때문은 아니다. 고객들의 요구를 바로바로 제품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노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소비자의 요구가 계속되는 한 경영박사의 업그레이드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소프트시티의 개발력 뒤에는 구성원간 남다른 친화력이 버티고 있다. 소프트시티는 한때 본사가 있던 서울 용산에 사무소만을 남겨두고 경기도 하남의 새로운 건물로 이사왔다. 이 과정에서 회사 직원들 모두가 같은 동네로 옮겨 왔다. 심지어 일부 직원들은 회사 건물로 이주했다. 사장이 윗방 쓰고 직원이 아랫방 쓰는 가족적인 관계가 시작된 것이다. 이들이 하남으로 옮겨오게 된 또 다른 이유로는 경영박사에 대한 자신감을 들 수 있다. 경영박사는 온라인 등 컴퓨터 통신을 통해서만으로도 충분히 고객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소프트시티의 구성원들은 모두 제품개발 능력과 서비스 역량을 갖고 있다. 소프트시티는 전화가 3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한 번에 통화되는 예가 드물다. 사용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제품 자체의 문제에 대한 지적은 거의 없다. 어떤 기능이 부가됐으면 하는 요구들이 대부분이다.
노 사장은 소프트시티가 외형적으로 성장하는 것보다 내실을 다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진작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시대에 맞는 경영을 해온 셈이다. 노 사장의 이런 경영방식은 당분간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