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침체의 늪에 빠진 게임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판촉활동에 나서고 있다. 연중 최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게임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예년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특히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전후해서는 게임 매장마다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기 때문에 업계가 특별히 판촉활동을 벌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극심한 경제난으로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고객들이 구매욕구를 최대한 억제하고 있어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전개하지 않고는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IMF시대를 맞아 가장 달라진 변화는 성수기때 마다 해외 대작에 밀려 설움을 받았던 국산 게임들이 최근엔 효자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주요 판촉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환율상승으로 로얄티 부담이 커진 외산 게임의 경우 지금 팔아봐야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일부를 제외하고는 판촉대상에 끼지도 못하고 있다.
국산 게임 판촉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업체로는 하이콤. 이 회사는 IMF체제야말로 국산 게임이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국산게임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국산 타이틀의 판권을 대거 확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즉 최근 출시예정인 국산 대작 6편을 모아 대대적인 시연회를 개최한데 이어 게임업계로는 드물게 주요 시간대 TV광고를 게재,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하이콤 외에도 많은 업체들이 국산 게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유통매장이나 게임전문잡지 광고를 보면 이같은 변화를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올 겨울시장에서 또 한가지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대형 유통사들이 로얄티 부담이 큰 해외 신작을 출시하기 보다는 이미 출시된 작품의 판매량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다양한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출시된 여러 타이틀을 묶은 합본판을 싼값에 다시 판매하는 게 이들 유통사들 즐겨쓰는 대표적인 판촉방법 중 하나다.
SKC의 경우 출시된지 2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워크래프트2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원작과 2개의 미션 게임을 한데 묶은 「워크래프트2 합본플러스」를 출시했으며 비스코도 삼국지시리즈 3편을 한장의 CD에 담은 「삼국지 콜렉션」을 판매하는 등 과거 히트작들을 앞세운 재탕작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
유통사들이 즐겨쓰는 또 다른 판촉전략은 게임을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다른 게임이나 여러가지 선물을 담은 「스페셜 한정팩」을 출시, 게이머들의 꽁짜 심리를 자극하는 방법이다.
삼성전자는 에베루즈 스페셜팩을 한정 예약판매하면서 구매 고객들에게 T셔츠, 모자, 스티커, 달력등 여러가지 선물을 제공하고 있으며 「8용신전설」을 출시한 밉스소프트웨어도 스페셜팩에 사운드트랙, 캐릭터손수건, T셔츠 등 여러가지 선물을 담아 게이머들을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밉스는 게임판촉을 위해 업계 처음으로 게임음악 라이브공연을 기획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또 엔케이디지탈은 사은대잔치를 통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다크레인」을 구입한 고객 3천5백명에게 스타크래프트를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드로이얀」을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뮤직CD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많은 게임업체들은 침체의 늪에 빠진 게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각양각색의 판촉활동을 전개하는 등 게이머들을 다시 불러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