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8 구상 단체장에게 듣는다 (9)

자동제어반협동조합 권국범 이사장

『지난해 말 자동 제어반은 단체수의계약 품목으로, 계장제어장치는 중소기업간 경쟁물품으로 지정받았습니다. 올해는 이를 토대로 조합원사들이 기술개발기반을 확립하고 이윤확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만드는 등 조합이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로 창립 3주년을 맞은 권국범 한국자동제어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그동안 숙원사업이던 단체수의계약 품목지정과 중소기업 경쟁품목 지정을 받는 등 1단계 목표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조합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특히 국내 자동제어반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외국업체에 대응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기반 구축과 회원사간 기술, 정보교류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자동제어반을 생산하는 국내업체는 50여개를 웃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업체들에 안방을 내주는 상황으로까지 몰린 것은 중소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기술은 물론이고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시장이 완전개방될 경우 초토화를 면치 못한다. 물론 국내 자동 제어반업체들도 기술 축적 및 회원사간 정보교류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을 사수할 수 없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또 IMF 사태 이후 핵심 메커니즘과 각종 부품의 해외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수시장보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아직 수출시장에 뛰어들 만큼 규모가 크지 않고 국제시장 정보에 미약하다는 점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권 이사장은 『이러한 조합원사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합의 위상을 제고하는 한편 단체수의계약과 조합운영 등 모든 부문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기본 운영목표와 방침을 「자립기반 구축을 위한 내실화 주력」과 「품질향상 및 품질관리 강화」, 그리고 「조합기능의 활성화와 효율의 극대화 노력」으로 내걸은 자동제어반협동조합은 자립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단체수의계약 물품의 확대와 함께 판로확대 차원에서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조체제 조기 구축을 적극 추진하고 조합원사의 각종 애로사항 실태파악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대외적인 품질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내외 신기술 개발정보를 신속히 전달하고 조합원사를 대상으로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개별업체에 대한 기술지도 사업과 현장 시공담당자들의 경험발표 및 기술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또한 품목의 규격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 국산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제고함은 물론 품질경영 촉진법에 의한 품질 보증체제 인증획득제도를 만들어가고 조합원사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기술인력 확보에 주력키로 했다.

특히 조합원사들이 IMF 체제아래에서 단결할 수 있도록 단체수의계약제도의 합리적인 운영과 협동체제 강화를 위해 간담회를 정례화할 계획이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부품과 품목의 공동구매 방식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조합기능 활성화차원에서 각종 입찰정보와 입찰제안서 등 기술 및 행정력을 지원하는 한편 외국업체들의 국내시장 잠식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개발자금지원 등 정책적 지원활동을 강화토록 정부에 강력 요구할 방침이다.

이밖에 조합의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해 봉사하고 연구하는 조합으로 유도함은 물론 사회정화와 자연보호운동에도 앞장서는 조합으로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이익집단인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이렇다 할 이익을 부여하지 못하면서 회원사가 지난해 10여개사가 탈퇴하는 등 51개사에 불과하지만 최근 단체수의계약품목 지정과 함께 IMF 체제아래의 어려움이 닥치면서 가입을 원하는 업체가 속속 나타나 조만간 기존의 2배인 1백여개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 이사장은 조합운영기금 확보를 위해 중소기업간 경쟁품목 지정 수혜업체에 대해 출연금을 유도함은 물론 연간 발주분의 일정량을 조합 차원에서 입찰에 참가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다.

최근 IMF한파가 닥친 원인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권 이사장은 조합원사들에 정신적인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전력을 집중할 계획이며, 조합원사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는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