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사업이 올해부터 2단계에 접어들면서 기간전송망 위주로 추진돼온 관련사업의 무게 중심이 가입자망, 구내통신망 등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정보통신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인터넷의 빠른 확산과 함께 사회 각 분야에서 초고속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등 통신시장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사업에서 실수요자 위주의 가입자망, 구내통신망의 중요성이 갈수록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지난 92년부터 비동기전송방식(ATM)교환기, 광전송장치 등을 개발하기 위해 추진해온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BISDN) 개발사업에 올해부터는 데이터통신, 인터넷, 구내통신망 등 가입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추가키로 한 것을 비롯해 각종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근거리통신망(LAN), 라우터, 디지털가입자회선(xDSL), 구내배선시스템, 무선가입자선로(WLL) 등 가입자망용 장비들을 집중 개발키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초고속 관련기술 가운데 가입자망 기술개발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그동안 국책연구개발의 주축이었던 ATM교환기, 광전송장치 등이 선진국의 기술수준에 근접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반면 국책과제에서 소외돼온 LAN, 라우터 등 구내통신망용 장비시장은 급성장, 국내시장을 외국기업에 송두리째 내주고 있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통부가 최근 발표한 「초고속망 관련장비 수급대책」에 따르면 지난 96년 이더넷, ATM-LAN, 라우터 등 국내 LAN관련 시장규모는 3천1백39억원에 달했으며 98년에는 6천8백27억원 규모로 성장하고 2002년에는 1조8천7백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96년 현재 국산 비중은 8.6%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모든 가정을 광케이블로 연결한다던 당초의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계획이 지난해 7월 수정되면서 구리선을 이용하는 xDSL, 가입자선로를 무선화한 WLL, 광케이블과 동축케이블을 결합한 HFC 등 다양한 가입자망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으나 국내 기술수준은 크게 낙후돼 있는 실정이다.
정통부는 이에 따라 구내통신망 분야의 이더넷 및 ATM-LAN, 라우터, 구내배선설비 등과 가입자망 분야의 FTTx계열 광가입자망 장비, xDSL모뎀, 케이블모뎀, 무선가입자망 장비 등의 연구개발을 집중 지원키로 하고 세부적인 기술개발계획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초고속 관련 기술개발사업이 ATM교환기 등 대기업형 제품에 치중해 온 것은 사실이며 앞으로는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구내통신망, 가입자망 등 중소, 중견기업형 제품에 관한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