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 이후 요금에 대한 불만으로 케이블TV 가입을 해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서울, 부산, 수원등 지역의 10개 종합유선방송국(SO)들이 12월 IMF체제에 들어선 이후 케이블TV 해지자들을 대상으로 해지 사유를 조사분석한 결과 전체 해지자 6천6백1명 가운데 52.2%인 3천4백46명이 「요금이 비싸다」는 이유로 케이블TV 가입을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해지 사유로 「이사를 했기 때문」이라는 가입자는 1천4백50명(22.1%),「프로그램에 대한 불만」과 「자녀교육에 지장이 있어서」 해지했다는 가입자는 각각 1천42명(15.8%)과 6백54명(9.9%)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작년 2월 미디어 리서치가 케이블TV 해지자들을 대상으로 해지 사유를 조사한 결과에 비해 요금에 대한 불만이 크게 높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시 미디어 리서치 조사는 가입자들의 해지 사유가 「자녀 교육문제」(20.2%),「요금이 비싸다」(19.3%),「볼 시간이 없다」(16.5%),「재방송이 많다」(14.2%)는 등의 순이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해도 「자녀 교육에 지장이 있어서」 케이블TV를 해지했다는 사유가 많았으나 최근들어선 실질 소득이 감소하면서 케이블TV 요금이 가계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해지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SO 관계자들은 IMF 한파가 케이블TV의 보급 및 확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크게 우려해왔는데 이같은 우려가 점차 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내심 불안해하고 있다.
이와 관련,SO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중에 EBS위성교육방송을 케이블TV를 통해 방영하면서 신규 가입자가 반짝 증가했으나 IMF체제 이후에는 요금에 대한 불만으로 가입을 해지하는 사례가 증가하기 시작,해지 건수가 오히려 신규 가입건수를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케이블TV 시장의 위축을 걱정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의 SO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서울의 강남등 부유층이 많은 지역의 SO보다 워낙 가입자가 적었는데 IMF한파의 영향으로 앞으로는 요금에 대한 불만 때문에 해지하는 사례가 타지역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SO들은 가입비 할인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신규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아직까지 특별한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