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업계, "울며 겨자먹기"식 구조조정

국내 중소 변압기 업계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구조조정 작업에 나섰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산하 변압기 업체들은 최근 타의반 자의반으로 업체수를 대폭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변압기 업계의 구조조정 작업은 지난해말 통산부가 단체수의계약품목 지정과 관련, 변압기를 단체수계 품목에 포함시켜 주는 조건으로 변압기업계의 구조조정을 제시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통산부는 당초 변압기를 98년 단체수계 품목에서 제외시켰다가 전기조합 및 관련업계의 반발로 재검토, 변압기를 단체수계 품목에 포함시켜주는 대신 올해안에 자율적 구조조정을 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중소 변압기 업체들은 변압기를 단체수의계약 품목에 포함시키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으로 통산부의 제안을 받아들였으며, 통산부는 업체들로부터 구조조정 이행에 대한 각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변압기 업체들은 최근 변압기협의회를 중심으로 잇따라 회의를 열고 구조조정에 관해 논의하고 있는데 5∼6개 업체는 회사를 정리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변압기를 생산하는 모업체의 대표자는 이와 관련, 『현재 변압기의 연간 단체수의 계약 규모는 10개 업체만 있어도 충분한 실정이어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인정한다』고 밝히고 『그러나 구조조정은 과열경쟁 방지 및 품질향상을 위해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지 정부가 나서서 각서까지 받으며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규제 아니냐』고 토로했다.

통산부 전기공업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체수의계약 제도는 향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결국 없어질 것』이라고 밝히고 『지난해 단체수계 대상품목에서 변압기를 제외시키려 했으나 업체들이 향후 대책을 세우지 못한데다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약속함에 따라 단체수계 품목으로 지정한 것이지, 품목지정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전기조합의 변압기부문 단체수의계약 금액은 7백20억원으로 조합원사는 25개다. 변압기 업계는 이번 구조조정 작업에 따라 연말까지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어서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