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삼성전기 이형도 사장 메일 발송

「불씨 나눠 IMF 극복 합시다」

삼성전기의 이형도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한 장의 편지가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불치병으로 죽은 남편이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편지를 보내는 내용의 영화 「편지」가 상실하고 있는 일반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면 이 사장의 편지는 IMF한파를 맞아 움츠려 들고 있는 임직원들의 의욕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

이 사장은 「불씨를 나눕시다」라는 편지를 직접 작성, PC메일을 통해 전 임직원 1만7백93명에게 발송한 것. 이 사장은 편지제목부터 「불씨」의 주인공 우에스기 하루노리가 강조한 「불씨를 나눕시다」를 채택했다.

이 사장은 지난 93년 신경영 추진 때 읽고 책장 속에 끼워두었던 「불씨」의 내용이 현재의 IMF위기상황과 너무 흡사해 다시 꺼내 읽고 느꼈던 감동을 진솔하게 적고 있다. 「불씨」는 에도막부시절, 15만석 규모의 작은 영지인 요네자와번의 번주위에 오른 우에스기 하루노리가 재정적으로 파국을 맞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개혁에 착수하면서 겪었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사장은 이 책의 주인공이 획기적인 발상으로 반대자들을 설득해가면서 끝내는 재정적인 자립과 개혁정신을 불어넣어 대기근 속에서도 주민들을 굶주리지 않게 한 리더십, 자신이 스스로 불씨가 돼 사랑과 신뢰로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주며 주민을 개혁에 동참시켜 나가는 내용에서 사장 자신이 위기극복의 불씨가 될 것을 다짐하며 전 임직원에게 편지를 쓸 생각을 갖게 됐다.

편지에서 이 사장은 『이번 IMF한파의 책임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고 또 그 고통과 해결의 주체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고 강조하고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는 모두가 한배를 탄 입장에서 한마음, 한방향으로 나아갈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며 현재의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자』고 역설하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은 책 내용 중에서 감명을 받은 『한사람 한사람이 불씨가 되어주기 바란다.우선 자신의 가슴에 불을 붙여 주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도 자신을 불태우겠다』는 구절을 담아 사장 스스로가 미래에 대한 비전과 솔선수범이라는 불씨를 나눠줄테니 그 불씨가 전 임직원에게 전파돼 전 회사가 뜨겁게 불타오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사장은 일방향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내 케이블TV를 이용하기보다는 임직원들과 같이 감동을 나누면서 한마음이 되는 데는 편지가 좋을 것으로 판단, 직접 글을 작성해 개인편지형식으로 PC메일에 올려 놓았다.

적층박막사업부 김모 주임의 『사장님의 메시지가 마음으로 전달된 것 같다』는 말처럼 개인편지방식은 임직원들 사이에서 커다란 호응을 불러일으키면서 서서히 퍼져나가고 있다.

<원철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