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과 함께 할 파트너를 찾습니다.』
기술 하나만을 믿고 냉혹한 시장경제의 링에 뛰어든 벤처기업인 한국트로닉스(대표 김영민)는 압전트랜스를 이용한 형광등용 전자식안정기 개발을 완료하고도 IMF의 여파로 정작 사업화 자금을 구하지 못해 합작파트너를 찾게 됐다.
한국트로닉스는 기존 LC공진회로에 압전트랜스를 첨가해 예열특성 및 점등특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전자식안정기를 개발하고 사업화를 모색해왔으나 벤처기업의 여건상 양산 및 영업에 애로를 겪어 외부업체의 도움을 요청하고 나선 것.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영민 사장(42)은 실무경험을 갖고 있는 회로분야의 전문개발자.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치고 도미한 그는 텍사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이 대학 부설연구소에서 2년간 연구활동을 하다 귀국해 동양산전, 한국쌍신전기 등 전자부품업체에서 PTC 및 NTC서미스터, 세라믹발진자의 개발에 참여한 바 있다.
전자부품업체에서 쌓은 경험으로 96년 10월 부품회사를 설립하고 최근 기존 코일형 트랜스 대신 세라믹 압전트랜스를 채용한 전자식안정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의욕만 갖고는 뜻을 제대로 펼칠 수 없었다. 오직 연구소에서 개발에만 몰두해온 그에게 바깥 세상은 생각만큼 만만치 않은 곳.
『벤처기업과 관련한 정보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아 부품과 양산설비는 어디에서 구해야 하는지, 판매는 어떻게 해야 할지 사업과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개발보다 각 기관과 업체를 뛰어다니는 데 오히려 시간과 인력을 낭비해야 했다』며 김 사장은 벤처기업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은 『고심끝에 어렵게 개발한 제품을 썩일 수는 없다』며 앞으로 한국트로닉스는 개발에만 전념하고 개발된 전자식안정기를 제조해 판매할 사업파트너를 찾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이 안정기는 필라멘트 예열전류, 전압 및 시간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회로를 채용, 램프의 흑화 및 그림자현상을 최소화해 램프수명을 증대했으며 현재 시장에 출시된 어떤 전자식안정기보다도 품질력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다』고 김사장은 자랑한다.
앞으로도 LCD백라이트용 인버터, 수족관용 산소발생기 등 압전트랜스를 응용한 많은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는 김 사장은 우선 전자식안정기의 사업화가 큰 관건이라며 사업파트너의 확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시도가 성공한다면 앞으로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에만 전념하고 제조 및 판매는 타 업체에 맡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고 김사장은 덧붙였다.
<권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