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절약 운동 여파로 리필잉크 판매호조

IMF시대를 맞아 기업과 컴퓨터 사용자의 소비절약과 원가절감 의식이 높아지면서 잉크젯프린터용 리필잉크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잉크젯프린터를 사용하는 일반인과 기업들이 각종 소모품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그동안 사용해오던 수입 잉크를 비교적 유지비용이 적게 드는 국산 리필잉크로 바꾸면서 국내 리필잉크 업계가 오랜만에 호황을 맞고 있다.

컴퓨터 주변기기 및 컴퓨터 소모품을 판매하는 터미널상가내 해태I&C와 원효상가내 진풍의 컴프랜드 매장의 경우 최근 프린터 유지비용을 절감하려는 알뜰 소비자가 몰리면서 리필잉크 판매량이 지난 연말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났다.

리필잉크를 구입하기 위해 용산전자상가를 찾은 한 소비자는 『회사에서도 몇달 전부터 리필잉크를 사용하고 있는데 품질면에서 수입품과 거의 차이가 없다』며 『잉크젯프린터 연간 유지비용을 따져보니 프린터 구입가격과 맞먹어 비용절감 차원에서 올해부터는 리필잉크로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잉크젯프린터를 사용하는 일반인 사이에도 유지비용 절감 노력이 확산되면서 리필잉크 제조업체의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

리필잉크 및 잉크카트리지 전문 생산업체인 잉크테크는 IMF 한파 이전인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2억7천만원 어치의 제품을 판매하는 등 월평균 2억5천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으나 각 기업들의 비용절감 운동이 본격화된 지난 12월에는 전월에 비해 52%가 신장한 4억1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1월에는 회사 설립 이후 최고액인 5억1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IMF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리필잉크 시장에 비교적 늦게 뛰어든 LG화학 역시 지난해 11월 1억원이던 매출이 지난 12월에는 1억2천만원으로 20%가 늘었으며 1월에는 25% 추가 신장한 1억5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밖에 하이톤상사를 비롯한 중소 잉크생산업체들도 지난 11월에 비해 12월 매출이 평균 30% 가량 늘었으며 1월에도 15∼20% 정도의 꾸준한 신장세를 유지했다.

최근 리필잉크의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수입잉크 가격이 환율폭등으로 크게 오른 데 비해 리필잉크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어 국산 검정잉크로 카트리지를 재충전할 경우 수입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85% 이상, 국산 컬러잉크 사용시에는 65% 이상 저렴하기 때문이다.

특히 잉크젯프린터를 수십대씩 운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기존 수입잉크를 국산 리필잉크로 대체하고 있어 리필잉크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잉크테크는 지난달부터 현대자동차에 리필잉크를 새로 납품하고 있으며 현재 삼성전기를 비롯한 대기업 및 중소기업측과 제품 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또 그동안 리필잉크가 비인기 제품이라는 이유로 취급을 기피하던 대형 유통점들이 최근 리필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나자 잉크 제조업체에 납품을 의뢰하는 등 리필잉크의 주가가 오르자 각 제조업체들은 이 기회에 컴퓨터 소모품 전문 유통점뿐만 아니라 대형 컴퓨터 양판점에도 납품해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춘다는 계획 아래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다.

잉크테크는 지난 12월 세진컴퓨터랜드에 엡슨 잉크젯프린터용 카트리지를 공급한 데 이어 내달에는 컴퓨터21에 리필잉크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며 LG화학도 이달에 컴퓨터21, 내달에는 세진컴퓨터랜드 등에 제품을 공급해 리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