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지리정보시스템(GIS) 소프트웨어(SW) 공급업체인 미국의 ESRI사와 세계 1위의 전사적자원관리(ERP) SW 공급업체인 독일의 SAP사가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어 GIS와 ERP분야간 기술결합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있다.
GIS와 ERP분야에서 각기 세계 정상을 달리는 두 회사는 지난해 7월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인터페이스 개발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 ESRI사는 최근 ERP패키지 R/3 모듈 중 자재관리 및 플랜트 유지보수부분에 대한 인터페이스 개발을 마치고 공급체계, 판매유통, 자산관리모듈의 인터페이스를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늦어도 올 상반기 말이면 GIS와 ERP간 인터페이스가 어떻게 구현될지에 대한 최소한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같은 GIS와 ERP시스템간 결합이 관심을 끄는 것은 그동안 두 분야의 시스템을 각각 구축하는 과정에서 교통, 통신, 정유 등 대형 시설물관리 산업분야 고객들에게 시스템 공유의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
두 회사는 지난해 솔루션 공유계획 발표시 『각각의 다양한 DB시스템에 분산 저장된 데이터를 표준화한 단일DB에 저장하는 DB통합상의 이점을 통해 시스템구축 효율성의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발이 비록 두 회사 프로그램에 국한된다고 할지라도 두 회사의 솔루션을 기반으로 하는 공유시스템 구축가능성은 다양한 DB운용 시스템체계 및 GIS-ERP 기술통합에 드는 고급인력 채용의 어려움 등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일이다.
이에 따라 SAP사의 ERP시스템 구축고객들은 텍스트데이터의 시각화, 공간분석, 지도제작 등을 수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ESRI사의 GIS 고객들은 자사의 지형공간 데이터에 대한 속성을 R/3와 연결해 모든 데이터의 실시간 검색, 생산, 업그레이드, 기록전시활용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GIS 고객들이 데이터를 선택할 때 종래의 스크롤방식을 따를 필요 없이 객체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검색이 가능해진 것이다.
두 회사의 GIS-ERP 인터페이스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도는 아직까지 미미한 상황이다. ESRI사와 SAP의 솔루션을 동시에 선택하고 있는 삼성SDS가 올해부터 해외 프로젝트 참여시에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는 정도다.
SAP코리아측은 올해부터 고객을 대상으로 한 SAP 보완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이 부분을 적극 소개한다는 계획이며, ESRI코리아측도 고객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이를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GIS와 ERP분야의 경계를 허물어 집중된 단일 DB상에서 시스템 관리의 이점을 최대한 흡수하려는 노력은 엔터프라이즈 GIS의 도입 및 확산에 나서고 있는 국내 정보기술(IT)업계에도 장기작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