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 재활용 "붐"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따른 설비투자 감소로 공작기계 내수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요자들이 현재 사용중이거나 버려뒀던 공작기계를 수리해서 재사용하거나(Overhaul) 구형장비의 성능을 개선해서 사용하는(Retrofit)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전에는 애프터서비스 차원에 그쳤던 성능 업그레이드 및 개보수, 부품 교환 사업이 공작기계 업체들의 안정적인 수익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설비투자가 급감함에 따라 신규 공작기계 판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반면 중고 공작기계 시장과 오버홀 및 리트로핏 시장은 급성장, 올해 전년 대비 12.6% 포인트 감소한 1조3천7백22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내수시장의 약 10~15%선인 1천5백억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오버홀 및 리트로핏 시장 규모가 총 내수시장의 2~3% 선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오버홀 및 리트로핏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설비투자가 필요한 업체들도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제품을 구입하기보다는 기 사용중이던 제품을 개보수해 사용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를 예로 들면 한 모델의 후속모델을 생산할 경우 과거에는 생산라인을 새로 깔았으나 최근에는 각종 전용기를 개보수하고 기존 라인을 변형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아중공업, 대우중공업, 통일중공업, 화천기계, 한국산전 등 개발력과 라인설비 수주 및 설치경험이 풍부한 공작기계 업체들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고 각 작업현장에 적합한 표준 제안서를 작성해 고객들을 직접 방문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상담이 진행중인 것도 대략 10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아중공업은 연구, 시스템 설계, 영업 파트 인력으로 구성된 오버홀 및 리트로핏 전담팀을 3개 신설하고 라인시스템 영업과 병행하고 있으며 한국산전도 올해 이 시장 공략을 최대 경영목표 중 하나로 설정하고 사장이 중심이 돼 전국의 주요 수요처를 방문하는 등 고객 밀착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버홀과 리트로핏은 풍부한 설계능력과 다양한 제안 및 설치경험이 뒷받침 돼야 할 수 있는 기술집약형 사업인 데다 수요자의 공장을 직접 보고 그 후에 제안을 해야 하므로 정보력과 조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향후 계속될 오버홀과 리트로핏 수요를 감안할 때 올해 이 시장을 효과적으로 장악하는 업체가 내수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