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컴업체들, 대규모 국제행사 국내 유치

국내에 진출한 외국 컴퓨터업체들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를 극복하고 국내 경기의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직원 위로휴가, 영업회의, 사용자회의 등 전세계 자사 직원과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활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외국 컴퓨터업체들이 이처럼 국제행사 유치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전세계 직원과 고객이 모이는 행사를 유치함으로써 적지않은 달러 유입효과가 기대되는 데다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있어 행사유치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IBM, BMC코리아, 한국사이베이스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 컴퓨터업체들은 최근 국내경기 활성화를 위해 자체 행사를 국내에 유치한다는 계획을 갖고, 본사 및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와 협의해 다음달부터 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국제행사를 국내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해마다 영업목표를 1백% 이상 달성한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포상휴가 성격의 HPC프로그램을 오는 3월과 4월중 1차와 2차로 나눠 서울에서 개최, 약 1천2백여명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영업사원을 국내에 초청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IBM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에서 예산이 집행되는 행사로 1인당 공식경비만 2천5백달러에 달해 이들이 국내 체재기간 쇼핑과 관광에 투자하는 금액까지 계산하면 상당한 달러 유입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IBM은 1차 행사로 오는 3월 24일부터 27일까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9개국의 IBM 직원 6백명을 서울로 초청해 서울 신라와 힐튼호텔에서 환영만찬 및 연회, 관광 등의 일정을 가질 예정이며 3월 30일부터 4월 2일까지 개최되는 2차 행사에도 홍콩, 대만, 중국 등 직원 6백명을 불러들이기로 했다.

세계적 시스템관리 소프트웨어업체인 BMC소프트웨어사의 국내법인인 BMC코리아(대표 서병수)도 98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오는 4월초 아시아태평양지역 영업사원 80여명을 초청해 4월 15일부터 17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올해 영업목표 달성을 결의하는 전략회의(Kick off Meeting)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BMC의 영업전략 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에서 책정한 공식예산만 약 20만달러 규모로 공식일정이 끝난 뒤 이들이 개별일정으로 국내 관광과 쇼핑 등에 쓰는 비용을 감안하면 달러 유입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사이베이스(대표 김지문)는 올해 약 5백여명의 사용자들을 초청하는 사용자회의를 국내에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촉박한 일정 때문에 일단 행사계획을 내년으로 연기하고 제주도 중문관광단지 등지에서 행사를 유치하기 위한 협상을 본사와 진행중이다.

외국 컴퓨터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의 직원 가운데는 한국문화를 직접 보고싶어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호응도는 대단히 높은 편』이라며 『이 기회에 가능한 많은 국제행사를 유치해 외국업체들도 미약하나마 국내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함종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