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3세대 PC "파워 매킨토시 G3"
미 애플은 최근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98회계연도 1.4분기에 해당하는 이 기간동안 매출액 16억달러에 4천7백만달러의 순익을 냈다는 것이었다.
이 회사가 직전 분기에 1억6천1백만달러의 적자를 낸 것이나 전년 동기에 1억2천만달러의 적자를 본 것에 비하면 대단히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파워 매킨토시(파워맥) G3」의 시장 성공이 이같은 실적을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애플측은 설명했다.
파워맥 G3는 3세대 파워맥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윈텔(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진영에 대항키 위해 IBM모토롤러애플 등 3사가 연합을 형성, 공동 개발한 601∼603 파워PC를 탑재한 1세대 제품과 604 칩을 탑재한 2세대에 이어 「파워PC G3」칩에 기반한 3세대 파워 매킨토시라는 것이다.
파워맥 G3는 발표 후 지난해 말까지 두달이 채 안되는 기간동안 13만3천대가 팔려나가 애플 역사상 최대의 히트작으로 기록됐다.
파워맥 G3의 이같은 인기의 비결은 무엇보다 빠른 처리속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이 기종의 최상급 모델은 2백66MHz의 32비트 명령어 축약형 컴퓨팅(RISC) 칩인 파워PC G3를 탑재하고 있지만 시스템 내부의 다른 부품들과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사실상 3MHz 인텔 펜티엄 II를 탑재한 윈도 시스템과 맞먹는 성능을 낸다는 것이 애플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처리속도를 가능케 하는 주요인은 파워맥 G3가 레벨2 백사이드 캐시를 채택했기 때문. 컴퓨터 시스템의 성능은 일반적으로 CPU와 데이터 교환 방식인 버스에 의해 결정 되는데 레벨2 백사이드 캐시는 CPU와 직접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어 버스의 속도 향상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2백66MHz 파워맥 G3의 경우 버스속도는 1백33MHz나 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애플의 새로운 가격 정책도 파워맥 G3의 인기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모델에 따라 2천8백∼3천4백달러. 경쟁업체에 대한 차별화 정책으로 고가 전략을 고수해 온 애플로서는 시장 경쟁력을 위해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한 셈이다.
때문에 이 제품은 3세대의 진보된 프로세서 기술에 기반을 둔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워맥 G3의 운용체계(OS) 또한 관심의 대상이다. 이 제품에 기본 탑재된 OS는 지난해 7월 애플이 발표한 맥OS8. 사용 편리성이 강조된 이 OS는 기존 OS와 다른 몇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멀티태스킹 기능과 자바 지원, 인터넷 및 인트라넷에서의 파일 공유, 편리한 인터넷 접속 기능 등이 그것이다.
또 인터넷 검색 프로그램의 초기 설치를 자동화한 것이나 도스나 윈도용 파일의 매킨토시용 파일로의 변환 및 그 반대의 변환을 자유롭게 해 윈도와의 호환성을 높인 것, 웹공유 기능을 이용해 맥OS8 탑재 시스템을 웹서버로 기능하게 할 수 있게 한 것 등도 이 OS가 호평을 받게 만든 요인이다. 이로 인해 이 OS는 그 자체로 월드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부상하면서 지금까지 수백만장이 팔려나갔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애플은 이 OS의 성능 개선판인 맥OS8.1을 올초 맥월드 전시회에서 발표, 이후 출하될 파워맥 G3에 기본 탑재키로 했다.
맥OS8.1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통합한 최초의 맥OS로 맥OS8보다 인터넷 접속 기능과 시스템의 안정성 및 성능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MS로부터의 응용 프로그램 지원이 앞으로 이 제품의 수요 확대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애플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하면서도 시장 지배제품인 MS 윈도와의 호환성 결여로 인한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 부재때문에 매킨토시 기종의 구입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MS가 「오피스 98」 사무용 슈트를 윈도 버전에 앞서 오는 3월 매킨토시 버전부터 발표키로 하는 등 최근들어 MS측이 매킨토시용 프로그램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 그같은 문제는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70년대 「애플II」로 PC 혁명의 선두에 선후 80년대 매킨토시 기종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애플이 이같은 파워맥 G3의 인기를 앞세워 최근 몇년간 계속되고 있는 경영난의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