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상품권" 관심 고조

문화상품권이 빠르면 내달 초 전국에 일제히 판매된다. 이 사업의 주체인 한국문화진흥(대표 김용찬)은 이달 중순께 재정경제원으로부터의 인가가 나는 대로 문화 상품권 발행에 들어가 내달부터 본격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문화진흥은 이를 위해 전국에서 이미 4천5백여 가맹점을 모집한데 이어 올해안에 1만여점의 가맹점을 더 확보,문화상품권 사용에 대한 효율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백화점 상품권」과 「도서 상품권」에 이어 선보이는 「문화상품권」은 극장 및 공연관람 뿐만 아니라 음반구매 및 비디오 대여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상품권이 있으면 굳이 영화감상이나 비디오 렌트를 위해 현금을 가져가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발권규모가 크지않아 선물로도 적합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문화진흥의 김용찬 사장은 『발권 형태를 5천원권, 1만원권, 2만원권, 5만원권등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나 1단계로는 5천원권부터 발행할 계획』이라면서 『이는 문화상품권에 대한 자리매김 뿐만 아니라 IMF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문화산업계의 활로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문화상품권 발행계획에 대해 영화, 음반, 비디오업계등 관련업계는 대체로 크게 반기는분위기다. 최근 극장가를 비롯한 음반시장이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비디오 대여시장도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음반업계는 문화상품권 발행으로 적어도 20∼30%의 수요는 새롭게 창출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걸고 있다.

영상음반협회 남영진 사무국장은 『IMF 한파로 백화점 상품권등 일부 상품권의 판매고가 줄고 있는 상황이지만 문화상품권의 경우 이 상품권의 특성으로 인해 빠르게 자리를 잡아 나갈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특히 중고생들의 선물문화와 문화상품권의 성격이 맞아 떨어져 음반판매량 확대에 적지않은 자양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90년대 도서업계의 파란을 일으킨 도서상품권의 경우 발권 7년여 만인 지난해 무려 1천5백만장의 판매를 기록했고 수요확대 효과는 약 30∼4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용찬 사장도 『도서상품권의 경우 발행 첫해인 91년에 41만장 판매에 그쳤으나 그 이듬해에는 1백20여만장이 판매됐고 93년에는 약 4백만장의 판매고를 기록,책 판매량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더욱이 문화상품권의 경우 선물문화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리매김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있다.

디지탈미디어의 이해균 홈비디오사업부장은 『대중문화와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상품권의 특성으로 문화상품권은 영화계 뿐만 아니라 비디오업계에도 더운 바람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공연단체 및 대관업체들은 이용자들의 혼란야기 가능성과 현행 공연료가 고가인데 따른 상품권 효용성문제등을 지적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발권형태의 다양화로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한국문화진흥측은 보고 있다. 특히 상품권 발행에 따른 수익의 공익성에 대한 논란도 한국문화진흥측이 오는 10년간 총 50억원의 문화기금을 조성,관련단체를 지원한다는 방침이어서 문화상품권의 사용은 대중문화 토양 다지기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90년대 초 도서업계가 도서상품권의 발행으로 장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났듯이 영상업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가 문화상품권 발행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에 관련업계는 비상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