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 유통 재고 줄이기 "온힘"

가전업체들이 최근 들어 물류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가전제품 유통재고 축소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업체들은 IMF 한파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심리 위축으로 일선 대리점 가전제품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자금운영과 원가절감을 위한 재고부담 축소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그동안 원활한 제품공급을 위해 창고에 쌓아놓았던 각종 전자제품 재고를 종래의 절반 이하로 줄여 나가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준비중에 있다.

가전 제품의 재고는 공장재고와 출고 이후 가전영업부문에서 관리하는 유통재고, 대리점 입고 이후의 창고 및 진열재고 등 3가지로 구분되는데 3사는 유통재고 축소는 물론 일선 대리점들의 재고까지 축소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각사는 유통재고로 30일 내외, 공장재고로 약 7주일 정도의 재고를 운용해 왔으며 일선 대리점은 20일 전후의 재고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올 1.4분기 중에 유통재고를 10일 이내, 대리점 재고를 15일 내외로 각각 줄일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중에 유통재고를 7일 정도로 줄이기로 했으며, LG전자와 한국신용유통도 10일 내외의 유통재고체제를 갖춰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들 3사는 실판매 위주의 실적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제조부문과 협의를 통해 이를 기준으로 한 생산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TV, 냉장고, 세탁기 각기 약 3만대, VCR 4만5천대, 전자레인지 4만대 등의 유통재고를 운용해 왔다. 5대 품목에서만 한달에 약 1천억원 정도의 유통재고를 유지했는데 재고로 묶이는 비용외에도 최근 금리를 감안할 때 연간 2백억원의 간접부담이 불가피했다. 대우전자 영업부문 흡수, 유통점이 9백점으로 크게 늘어난 한국신용유통도 재고부담이 비슷한 규모다.

이들 3사는 유통재고를 기존의 30% 이하로 축소하는 것으로 5대 품목에서만 5백억∼7백억원의 투자 비용을 회수, 연간 1백30억원 내외의 관리비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각사는 실판매를 기반으로 하는 실적관리를 실시하면서 밀어내기 등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없애 대리점의 재고부담도 줄이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실판매 관리에 제품 모델수 축소 조정 등이 이뤄지면 대리점 재고도 30%정도 줄어들어 일선 대리점 경영안정에도 어느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