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방송프로그램 위성 송출... 방송가 "뜨거운 감자"

SBS가 작년 말부터 실시하고 있는 무궁화위성 통신용중계기를 활용한 방송프로그램 재전송이 방송가의 논란이 되고 있다.

지상파방송이자 수도권민방으로 허가받았다는 자격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는 SBS의 위성방송송출문제는 급속한 기술진전과 제도적 현실, 방송사업자간 계약관계, 지상파와 위성 및 케이블가입자와의 관계와 맞물려 향후 상당한 논란을 거듭할 전망이다.

이번 SBS 논란은 작년 하반기 인천방송 및 청주방송의 위성통신중계기 임차문제와 기술적 성격은 같으나 그 파장은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SBS의 무궁화위성 통신중계기 임차는 당초 MBC와 마찬가지로 SNG(Satellite News Gathering)를 위한 것이다. SBS는 현재 자사 옥상에 지구국 설비를 갖추고 직접 위성을 활용하고 있는데, 당초에는 SNG 및 지역민방에 방송프로그램을 공급하는 한국통신 링크의 이상에 대비키 위한 목적으로 운용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SBS가 SNG 활용 이외의 시간대에는 이를 통해 지상파 방송프로그램을 스크램블 없이 그대로 전송하면서 비롯되고 있다. SBS의 위성송출 프로그램은 현재 별도의 전용수신기와 직경 1.8m의 안테나를 갖추면 누구나 시청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일반가입자들은 기술적, 경제적인 측면 모두에서 힘든 상태다.

반면 이를 주로 수신하고 있고 설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중계유선방송을 비롯한 케이블사업자들이 이를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은 시청자에 대한 서비스 제고 및 가입자 확대전략의 하나로 SBS의 SNG를 통해 송출되는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거나 송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물론 전송 및 지적재산권 계약은 없다.

이와 같은 SBS 위성송출 및 중계유선방송 재전송은 여러 가지 논란거리를 제공한다.

우선 지상파방송의 방송권역 문제와 맞물린다. 서울방송은 당초 수도권민방으로 허가받았으나 위성송출로 인해 사실상 지역민방과의 제휴없이도 전국망을 확보하는 부수효과를 얻게 됐다. 물론 SBS출범 초기에도 중계유선방송들이 SBS의 프로그램을 비디오로 공급받아 재전송했고 이에 따라 SBS는 네트워크제휴 없이도 부족하지만 전국망이란 효과를 거두었고 이를 광고시장에 반영했다. 그러나 위성송출이란 기술진전과 중계유선방송의 포진은 방송권역이란 제도적 장애물을 무용지물화하고 있는 것이다.

SBS의 SNG송출은 네트워크 관계인 지역민방들과의 관계에서도 미묘한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 20∼45%에 달하는 자체편성 비율을 갖고 있는 1, 2차 지역민방 8개사는 SBS와 네트워크 제휴를 맺고 있어 만약 해당 지역민방내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이 SBS의 SNG를 수신해 가입자에 전송할 경우 프로그램의 중복은 물론 광고시장의 중첩, 네트워크 제휴관계의 와해라는 현실적 문제에 부닥치게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같은 현상은 일부 지역민방 허가지역에서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이 문제는 위성방송과 지상파, 케이블사업자와의 관계설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사(PP)의 경우 무궁화위성을 이용해 종합유선방송국(SO)에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는데 현재 스크램블 문제로 SO와 허가받은 일부 가입자 외에는 이의 수신이 전혀 불가능하다. PP의 입장에서는 가입자의 확대가 절실한데 지상파의 위성송출을 통한 전국망 확보는 가능하고 자신들은 왜 안되느냐는 이의를 제기할 만하다.

위성방송을 준비하는 기업들, 또는 전광판방송 사업자처럼 기존에 무궁화위성의 통신용중계기를 활용해 동영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업자들의 입장에서도 똑같은 통신용 위성중계기를 활용하는데 왜 어떤 이는 되고 자신들은 안되느냐는 불만을 가질 개연성이 높다.

이와 관련, 서울체신청은 SBS에 「운용목적에 맞게 활용해달라」는 공식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문제의 복잡성을 인식하고 작년 말부터 제도라는 현실적 장벽과 급속한 기술진전, 방송구도의 변화라는 제반문제들에 대해 전면검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시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