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 7대 업체, 97년도 실적 "사상최악"

지난해 공작기계 업계의 수주 및 판매실적이 사상 최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중공업, 현대정공, 화천기계, 기아중공업, 통일중공업, 두산기계, 삼성항공 등 국내 7대 공작기계 업체들의 지난해 수주실적은 총 4천1백68억2천7백만원으로 전년 대비 17.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판매실적도 전년 대비 15.7% 감소한 3천9백96억9백만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공작기계 내수경기는 사상 최악의 불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수주 및 판매 증가율이 감소한 적은 있지만 지난해처럼 수주 및 판매실적 자체가 줄어든 것은 지난 92년 이후 5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처럼 지난해 공작기계 업계가 최악의 수주 및 판매난을 보인 것은 자동차, 전기, 전자 등 국내 공작기계의 주 수요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된 데다 한보, 삼미, 기아 등 잇따른 대기업의 부도로 금융기관의 대출 및 신용보증 심사가 크게 강화되고 국산기계 구입용 외화대출자금 등 정책자금 공급도 부진해 중소 수요업체들의 설비투자 의욕이 더욱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까지 겹쳐 신규투자가 사실상 중단된 것도 결정적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되고 있다.

주요 업체별 실적을 보면 지난해 총 8백76억9천7백만원을 수주한 대우중공업은 전년 대비 17.2% 감소했으며 판매 역시 28.1% 감소한 7백53억9천7백만원에 그쳤다.

현대정공은 수주 8백56억3천9백만원, 판매 7백64억3천1백만원으로 각각 26.1% , 22.8% 감소했으며 화천기계는 수주 6백2억8천8백만원, 판매 6백48억3천5백만원으로 각각 15.4%, 7.8% 감소했다.

또 기아중공업은 수주 5백16억9천4백만원, 판매 6백1억5천1백만원으로 각각 32.8%와 11.1% 줄었고 통일중공업은 5백1억1천4백만원, 4백98억5천6백만원으로 수주와 판매 모두 7.9%, 1.2% 줄었으며 두산기계도 4백억3백만원을 수주하고 3백80억6천3백만원을 판매해 각각 5.1%와 1.7% 감소했다.

이에 비해 삼성항공은 4백13억9천7백만원을 수주, 전년 대비 8.8% 성장했으나 판매는 18.9% 감소한 3백48억7천6백만원에 그쳤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IMF의 영향으로 올해 전 산업의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여 내수시장의 경우 사상 최악이었던 지난해보다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거의 모든 업체들이 내수시장 공략보다는 수출 확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돌린 데다 가격 경쟁력까지 강화돼 수출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