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정보고속도로와 자전거

데이터베이스란 상호 연관된 자료를 수집, 분석, 가공해 컴퓨터로 축적 및 검색할 수 있도록 정리 통합한 정보의 집합체로 「정보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선진 각국은 21C 정보사회에서 세계경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정보화의 기반이 되는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과 이와 관련된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국가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2015년까지 45조원을 투자하여 초고속통신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초고속통신기반 구축은 정보 고속도로의 건설사업이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달릴 차가 없다면, 고속도로를 자전거가 달리고 있다면 엄청난 자원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정보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리는 자동차, 즉 데이터베이스 산업은 양적 측면에서는 비교적 성장하였다고 할 수 있으며, 그러한 결과는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국내 데이터베이스 산업의 열악한 환경에서 이루어낸 작은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질적 수준과 업체의 현실을 직시할 때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취약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베이스 산업의 채산성과 데이터베이스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업체의 자금력과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다.

더구나 제대로 데이터베이스 산업이 활성화되기도 전에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 산업에 대비해야하는 이중의 부담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세계 자동차산업의 중심에 우뚝선것처럼, 걷지도 못하면서 뛰어온 우리선배들처럼 우리나라 데이터베이스 산업도 21C에는 세계의 중심에 서리라고 확신한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황무지와 같은 시대에 철판을 두들겨 자동차 비슷한 자동차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어떤이는 외국에서 어떤이는 국내에서 피와땀으로 오늘날의 자동차 강국으로 이끌었다. 이와 비교할 때 데이터베이스 산업은 양적으로 팽창해 중요한 정보원을 충분히 가지고 있고 사회전반에 걸쳐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사업의 활발한 진행으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시행착오만 줄인다면 데이터베이스 산업의 미래도 밝을 것이라 기대한다.

우리는 지금부터 이미 성숙단계에 있는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데이터베이스 육성계획을 초고속정보통신기반구축 계획과 연계하여 종합적 육성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데이터베이스 관련업체들의 자구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단발적인 연구개발지원에서 벗어나 전문업체들의 기존 텍스트 중심의 데이터베이스의 확대개발, 데이터베이스 전문업체 지원, 데이터베이스 통합, 양질의 서비스를 위한 운영비 지원 등 중복투자를 없애면서 종합적으로 데이터베이스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법 제도의 정비에 최선을 다할 때라고 생각한다.

요즈음의 한국 경제는 IMF한파로 인해 모든 분야에서 긴축을 하고 그동안 추진해왔던 정책도 재고하는 시점에 있다.

그러나 정보화 사업을 위한 투자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잠시도 중단할 수 없는 중차대한 사업이다. 향후 국가 발전의 요체 및 국가의 힘은 지식 산업이 좌우하게 될 것이며 지식 산업은 데이터베이스를 도외시하고는 이루어질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원격시범사업, 초고속정보통신 사업등 여러 분야에서 정보화 사업을 시행하여 국내 업계의 일감을 제공하였으며 앞으로도 계속적인 정보화 사업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이러한 국가 정보화 사업이 데이터베이스 산업을 운영하는 업체에 실질적인 일감이 되도록, 즉 수익성을 갖는 사업이 되도록 정당한 가격으로 사업이 수행되어 업계의 채산성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제 값을 치르고 살 때 제대로 된 물건이 생산이 될 것이다. 덤핑과 담합으로 공사를 해왔던 결과를 우리는 삼풍과 성수대교에서 경험한 바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데이터베이스 산업의 밭을 일구어온 업계가 실질적으로 수익성이 있는 사업이라는 희망과 확신을 가질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시급히 요망되며, IMF시대를 헤쳐나갈 희망을 가질수 있는 조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진영돈 한국DB산업협동조합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