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이프업계, 사전주문제 정착 시급하다

물류, 제작비등 비용절감 차원에서 도입된 프로테이프 사전주문제도가 최근들어 유명무실해지고 있어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유통질서 및 재고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사전주문제에 의한 출고량 조절이 시급한데도 불구,제작사들이 밀어내기식 판매전략을 고수함으로써 반품률 상승에 따른 비용증가 등 자승자박의 형국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사전주문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프로테이프 제작사는 브에나비스타와 스타맥스 양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외국과 다른 국내시장 환경 탓이라고 업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프로테이프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비디오숍들로부터 사전 주문제에 의해 주문을 받은 후 제품을 공급하면 잘못 주문했다며 반품하기가 일쑤』라면서 『일종의 계약과 같은 프로테이프 제작사와 비디오숍간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사전주문제가 뿌리를 내릴 수 있겠느냐』고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다른 한 관계자도 『물류비, 제작비, 해체비등 비용을 고려하면 당연히 사전주문제를 시행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프로테이프제작사와 비디오숍간의 전산화등 사전주문제 도입안착을 위한 제반 시설의 미비를 문제로 꼽았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제작사들의 주장은 사전주문제를 시행하기 위한 제반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전주문제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출시작에 대한 시사회나 작품설명회등을 거쳐야 하는데 이럴 경우 비용이 반품에 따른 해체비 등보다 더 증가할 것을 제작사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이 상당수의 프로테이프제작사들이 10개의 반품보다는 1개의 판매가 수익성 측면에서 더 이익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도 사전주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요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프로테이프제작사들은 판매예상 수치보다 무려 50%에 가까운 비디오를 제작,무리하게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업계의 반품률이 최고 50%에서 최저 30%에 이르는 것 만봐도 제작사들이 얼마나 출고량을 마음대로 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다』면서 『이런식으로 하면 반품에 따른 비용증가 뿐 아니라 재고부담 및 시장질서의 문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제작사들의 사전주문제 도입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