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제작사들이 대형 도매상들의 잇따른 부도사태로 자금회수가 불투명해지자 타이틀 출시 편수를 줄이거나 출시일정을 무기한 연기, 음반 판매시장이 크게 경색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MI코리아, 폴리그램, 한국 BMG, 워너뮤직 등 음반제작사들은 최근 대형도매상들의 잇따른 부도사태로 음반 유통망이 와해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타이틀 출시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폴리그램은 최근 출시 타이틀 일정작업에 착수, 이달에는 신보를 내지 않고 3월에도 4∼5개의 타이틀만 선보이기로 했다. 또한 꾸준히 판매되는 인기앨범을 중심으로 출시하기로 한 「구보」타이틀 출시계획도 음반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한국 BMG도 월 10∼20여개 타이틀을 출시하기로 했던 올해의 타이틀 출시계획을 수정, 당분간 신보를 중심으로 7∼8개 타이틀만 출시하기로 했으며 워너뮤직은 가요앨범과 팝 앨범등 4∼5개 신보를 포함, 10여개 타이틀만 내놓기로 했다.
EMI코리아는 2월 출시하기로 했던 일부 타이틀을 3월로 미루는 한편 출시 타이틀 편수도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음반제작사들의 잇따른 움직임은 음반시장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지난해 말 잇따라 터진 대형 도매상의 부도사태로 유통망이 붕괴된 데 따른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음반 판매시장은 경기 침체에다 신보 타이틀마저 크게 줄어 더욱 경색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음반제작사들이 음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신보를 많이 공급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몸을 움츠리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도매상들의 자금회전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