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 「나우깨비」 「유니」
듣기에도 친근감을 주는 이 말들은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등 각각의 PC통신 서비스를 대표하는 캐릭터 이름이다. 최근 각 업체들이 이같은 캐릭터를 내세워 회사 이미지 광고에 나서는 등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PC통신의 캐릭터로서는 가장 맏형인 나우깨비는 지난 94년 나우누리를 대표하는 도깨비로 탄생했다. 머리에 큰 뿔을 단 채 아무리 맞아도 전혀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방망이를 들고 있는 모습은 영락없는 장난꾸러기다. 이 도깨비는 나우누리와 관련된 책자나 인쇄물이면 어디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나우누리를 홍보하는 광고는 물론 각종 판촉물, 전용에뮬레이터 등에도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나우깨비다.
최근 나우콤은 나우깨비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깨비 꾸미기」 행사를 가졌다. 나우깨비를 이용한 소프트웨어와 로고, 유머 등을 선정해 상품을 주는 행사다. 이 행사에서 나우깨비를 넣은 깨비커맨더와 깨비메모장이 탄생,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나우콤은 다음달 중에 선보일 전용 에뮬레이터 「웹프리 3.2」 버전에 나우깨비를 깨비천사로 등장시켜 다양한 도움말 기능을 제공하도록 할 계획이다.
유니텔의 유니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가상의 인간이다. 허리도 없는 작달막한 키에도 바쁘게 돌아 다니는 모습이 몹시 분주해 보이는 개구쟁이다. 삼성SDS는 다음달 중순 선보일 전용에뮬레이터 유니98에 유니 캐릭터를 더욱 부각시키는 한편 각 메뉴를 설명해주는 도우미로 활용할 계획이다.
가장 최근에 탄생한 천리안의 캐피는 카멜레온이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에 맞게 또 하나의 모습을 만들어내는 특성이 PC통신과 맞아 떨어져 선정된 것이다. 대표성이 중시되는 다른 캐릭터와 달리 캐피는 탄생과 함께 천리안 ID까지 받아놓은 어엿한 통신인이다. 채팅과 웹서핑이 취미고 「왕눈이」와 「즐통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데이콤은 이 캐릭터를 광고모델로 이용함은 물론 천리안과 관련된 이벤트 등에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한국PC통신은 올해말, SK텔레콤은 상반기 안에 각각 자사의 서비스를 대표할 캐릭터를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PC통신 업체들은 캐릭터와 함께 미인을 이용한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데이콤은 지난해 PC통신을 이용한 천리안 모델선발대회를 개최, 강선 양(23)을 「미스 천리안매직콜」로 선정했다. 한국PC통신은 미스월드유니버시티대회를 통해 코즈멘코 크세니아 양을 미스 하이텔로 선정했고 삼성SDS는 슈퍼엘리트모델대회를 통해 박선영 양(22)을 미스 유니텔로 뽑았다.
이들은 각종 이벤트에 참가해 PC통신 서비스를 홍보하고 광고모델로도 활약하고 있다. 삼성SDS의 경우 지난해 실시한 유니텔 록콘서트에서 미스유니텔이 MC로 활약했으며, 한국PC통신은 미스하이텔을 모델로 다양한 주제의 광고를 제작, 시기에 맞게 적절하게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올해에도 PC통신 업체들은 서비스를 대표하는 미인을 선발해 마케팅 활동에 적극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데이콤은 내년에 슈퍼엘리트모델을 후원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업체들도 유사한 행사추진을 검토중이다.
이와 관련, 데이콤의 최주선 부장은 『미스 천리안의 선정은 그 과정에서 서비스를 홍보하는 효과가 크다』며 『특히 온라인 투표 등의 이벤트는 이용자의 참여와 관심이 높아 PC통신의 위력과 활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도 한몫을 톡톡히 한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캐릭터 마케팅은 이용자에게 보다 친근한 서비스로 다가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누구나 막연한 서비스보다는 구체적인 대상이 있을 때 더 친근감을 느끼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캐릭터 마케팅은 가상의 캐릭터나 미인들의 이미지를 서비스와 연결시킬 수 있다. 서비스에 더욱 생동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덧붙여 최근에는 캐릭터 자체를 상품화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각 서비스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문구나 팬시류 등에 활용해 판매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팬시 관련업계에서 문의가 많이 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미키마우스나 도널드덕 같은 외국의 캐릭터보다 로열티를 주지 않는 국내 캐릭터를 선호하는 추세이기 때문이지요. PC통신업체 입장에서도 매출 이전에 보다 많은 사람에게 노출된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 PC통신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이와 관련, 삼성SDS는 모닝글로리와 함께 유니텔의 유니캐릭터를 각종 문구류 제작에 활용하는 코어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협력업체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 유니를 활용한 캐릭터 사업을 대행할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데이콤 역시 문구 팬시업체들을 대상으로 코어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으며 나우콤도 비슷한 사업을 검토중이다.
아직 자체 캐릭터가 없는 한국PC통신은 오는 3, 4월경 온라인 캐릭터 공모전을 개최해 당선작은 캐릭터 마케팅 등에 활용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구축할 게임인프라에 활용할 아바타(분신) 등도 공모할 방침이다.
PC통신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서비스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부대사업으로 연계하는 「통신캐릭터 사업」이 활발하다』며, 머지 않아 국내에도 『통신서비스와 캐릭터를 연계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사업이 새로운 부가사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윤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