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업계 부도여파 확산조짐

올들어 지금까지 70여개 서적도매상 가운데 23개가 무너지는 등 출판업계가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IMF한파에 따른 종이값 인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인데 여기에 서적도매상까지 줄줄이 부도나면서 출판사들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이달초 국내 굴지의 서적도매상 중 하나인 송인서적이 무서지면서 시작된 서적도매의 부도사태는 매주 2∼4개의 서적도매상을 넘어뜨리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번지고 있다.

이같은 도매상의 연쇄부도 사태는 앞으로도 지속되면서 관련업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그러한 불안은 이미 중소형 서점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이번 여파로 중소형 서점이 20%가량 문을 닫았으며 이들 독서 저변층을 확보하고 있는 중소형 서점의 부도여파는 제지 및 출판사 부도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출판계는 3월 대란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출판사의 한 관계자는 『3월에는 영세한 출판사로부터 시작된 부도사태가 중견출판사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출판계도 이번 기회를 계기로 가격거품 제거 등을 통해 자생력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컴퓨터출판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출판사마다 적게는 1천여만원에서 크게는 1억원 이상까지 손해를 보게 된 컴퓨터출판사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뾰족한 묘안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중견출판사나 시리즈물로 재미를 본 출판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출판인은 『지금과 같은 상황하에서는 출판사업을 하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베스트셀러를 몇개씩 낸 중견출판사들도 자금난은 예외가 될 수 없을 지경』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정부가 출판업계 전체로 불씨가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긴급수혈을 하는 등 발벗고 나섰다. 정부는 최근 위기에 빠진 출판사들을 돕기 위해 출판협동조합에 2백억원의 긴급자금을 저리로 융자키로 결정, 일단 최악의 고비는 넘길 전망이다.

그러나 당분간 서적도매상들의 연쇄부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출판사들의 경영위축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봉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