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해외 유학생들이 유학생활을 중도에 포기, 조기 귀국길에 오르고 있어 유학을 준비해 온 많은 예비유학생들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현재 우리 학생들의 해외유학은 줄잡아 4만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그러나 환율상승으로 유학생들은 부모로부터 학비지원을 예전처럼 받지 못하고 있어 조기귀국을 서두르거나 일부는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이것마저 여의치 않고 있다.
그래서 유학생들 사이엔 만나면 언제 귀국하는지가 인사가 될 정도로 학업위기가 심각하다. 일부 도피 유학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우수한 학생들로 선진교육을 받고 귀국, 고국에 기여하기 위해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우리의 세계화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딱한 사정이 전해지면서 외국의 많은 유수한 대학들이 한국을 비롯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 유학생들을 돕기 위해 장학기금 마련 등의 캠페인을 펼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의 버밍엄대학은 최근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및 아시아 학생들을 위해 2억8천6백만원 가량의 장학기금을 마련, 아시아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얼마전 포항공대 졸업식에 참석, 연설을 한 이 대학 맥스웰 어빈 총장은 『한 지역에서의 변화가 곧바로 전세계로 파급되는 세계화 시대에 한국이 처한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버밍엄대학 등 많은 영국 대학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장학기금 마련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을 비롯해 아시아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유학하고 있는 국가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장학기금을 마련, 학생들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버밍엄대학은 1900년에 설립된 대학으로 전세계 90여개국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 교육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2백여명의 동문들이 활동하고 있다. 버밍엄대학은 기술과 과학부문이 특히 강하다.
미국의 UCLA와 뉴욕주립대 등도 현재 아시아계 유학생들을 위해 장학기금 마련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은 다른 미국의 유수한 대학들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대학의 한 관계자는 『외국 대학들이 자체 장학기금을 마련해 유학생들의 학비보조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은 유학생들이 선진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면서 『이들 대학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잠재력을 중시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