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진공업이 제2의 창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협진공업은 지난 68년 재일교포인 최달권씨가 설립, 당시 전량 수입해온 TDX 1B용 DIN 커넥터를 국산화하면서 명성을 날린 국내 커넥터업계의 효시다.
협진공업의 창설자인 최달권씨는 이 교환기용 커넥터의 국산화 공로를 인정받아 당시 체신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국내 커넥터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이유로 상공부 장관상도 받은바 있다.
협진공업은 그러나 DIN 커넥터의 생산에만 안주, 미국의 버그전자와 AMP가 메트랄과 지팩으로 고속교환기용 커넥터시장을 석권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협진공업은 그러나 지난해 2월 이정규 사장(49)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옛 명성을 되찾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30년간 커넥터분야에서 축적해온 협진의 노하우와 숙련된 기술 인력들을 높이샀고 최달권 사장은 협진을 다시 일으켜 보겠다는 패기있는 젊은이에게 호감을 가져 인수인계가 성사됐다. 이 사장은 협진을 옛명성에 걸맞는 업체로 키우기 위해 인수와 동시에 법인으로 전환시키고 외부인사들의 지분참여로 자금을 모았다.
이 사장은 이 자금으로 구로구 독산동의 협소한 공장을 경기도 병점의 널찍한 곳으로 지난해 10월 이전했다. 이 사장은 협진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공장자동화가 최우선이라고 판단, 그동안 9억원을 들여 조립자동화라인을 구축했으며 앞으로 총 20억원을 투자해 생산설비를 초현대식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와함께 철저한 시장조사를 거쳐 협진의 주력품목을 과거 교환기에서 유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정보통신용 제품으로 선정하고 신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협진은 신제품개발 전략을 기존 시장의 주력 모델이 아닌 차세대 제품으로 선정, 남보다 한발 앞선 시장 선점에 맞추고 있다. 예를 들면 PCS단말기로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이동전화와 노트북PC를 연결시켜주는 다기능 커넥터와 같은 류들이다.
이 사장은 협진에는 10여년 이상된 기술인력들이 포진해있고 이들이 금형이나 특성계측 등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어 제대로된 환경만 갖추어진다면 언제라도 최고의 경쟁력을 되찾을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커넥터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주인을 맞이해 옛명성을 되찾고자 하는 협진의 이같은 간절한 바람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또 협진의 새로운 도약이 국내 커넥터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마지 않고 있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