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보급형 디지털신호처리(DSP)칩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SP시장이 연평균 40% 정도의 고성장을 거듭하는 등 황금시장으로 부상함에 따라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을 대폭 낮춘 저가형 DSP제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 96년 거의 1백달러에 육박했던 DSP칩 가격이 지난해 50달러대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는 주력 제품이 10달러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또 통신, 하드디스크, 모터제어 등에 단품으로 채택됐던 DSP칩이 최근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에 하나의 코어로직으로 사용되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점도 가격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디지털 무선전화, 디지털 자동응답기, 인터넷용 통신기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DSP칩인 「DSP1609」를 공급중이다. 이 칩은 초당 1억개의 명령어 처리(1백MIPS)가 가능하며 가격은 1만개 기준 4.95달러로 책정돼 DSP 저가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이 같은 가격대의 경쟁제품에 비해 가격대비 성능이 3배에 달한다』라며 『DSP칩 두 개가 했던 기능을 하나로 통합, 비용을 5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디오용 DSP칩 영업에 주력하고 있는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은 무선통신기기 및 가정용 전화기, 모뎀 등에 적용할 수 있는 보급형 DSP칩 「DSP56812/56824」를 발표하고 올 하반기부터 공급할 예정이다. 이 칩은 3.0의 동작전압과 30MIPS의 처리속도가 가능하며 마이크로컨트롤러의 명령어 세트를 공용해 작은 용량의 메모리로도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은 DSP56824가 6.75달러, DSP56812는 4.95달러로 모토롤러가 출시한 DSP제품 중 가장 낮은 가격대로 책정됐다.
아날로그디바이스한국지사도 올해 32비트 DSP칩을 10달러대로 내릴 수 있는 제품을 발표하고 국내 DSP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오는 9월부터 공급할 예정인 이 제품은 부동소숫점 DSP로 DVD, 디지털 세트톱박스 등 국내 디지털 가전 제품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TI코리아는 자사의 주력 DSP제품군이 통신 및 하드디스크 등 고성능 제품에 몰려있어 가격 경쟁보다 고객서비스를 바탕으로 기존 시장에서 우위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최근 선보인 10달러 미만의 모터제어용 DSP 등 보급형 DSP 제품 마케팅도 강화키로 했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