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가를 중심으로 CD RW(리라이터블) 드라이브를 이용한 불법복제 CD롬 타이틀 유통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3년 전만해도 2백만원을 호가하던 CD RW드라이브 가격이 지난해 30만~80만원대로 떨어져 불법 CD롬 타이틀 제조가 쉬워진데다 IMF한파 이후 주소비층인 청소년들의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이른바 「백업CD」로 불리는 불법 CD롬 타이틀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용산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불법 CD유통사례가 작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올들어서만도 이와 관련, 형사입건된 경우가 10건이 넘는다』고 밝히고 『아직 국내의 경우는 대만이나 홍콩의 경우처럼 기업화된 것은 아니며 대부분 용산 등지의 일부 소형숍이나 대학생들이 CD RW 드라이브로 불법CD롬을 제조해 수백장가량을 유통시키는 가내수공업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통되는 불법CD롬 타이틀은 고가의 OA패키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IMF한파 이후 교육용이나 게임타이틀의 불법유통도 부쩍 늘어나 최근 유통되는 국산게임의 10%, 외산게임의 약 30% 이상을 불법복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게임제작사들이 마스터링 단계에서 걸어놓은 복사금지 록을 깬 이른바 「크랙버전」을 통신상에 올려 놓고 이를 다운받은 사람들이 CD RW가 없이도 PC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했다가 공CD로 복사할 수 있도록 하는 사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같은 불법CD롬 타이틀의 범람은 IMF 이후 급격히 냉각된 정품CD롬 타이틀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어 업계와 경찰의 공조를 통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