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I 원천기술 확보 "발등의 불"

국내에서도 컴퓨터통신통합(CTI)시장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CTI와 관련된 원천기술을 외국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수백만 달러가 비싼 외산 장비 및 프로그램를 구입하거나 기술사용료 대가로 지불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통신사업자, 금융권,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CTI기술을 기반으로 한 콜센터, 고객만족센터가 잇따라 구축되는 등 국내 CTI시장이 크게 성장할 전망이어서 관련시장을 자칫 잘못하면 고스란히 외국업체에 넘겨줄 우려마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CTI를 지원할 수 있는 소스코드 기술과 CTI표준 프로토콜 지원기술.

소스코드는 컴퓨터와 CTI시스템을 동시에 통제하고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핵심 기술이다. CTI기술의 경쟁력이 다양한 부가서비스 개발에 있다고 할 때 소스코드에 대한 노하우와 기술력이 없으면 알맹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업체들은 옴니버스, 스타일러스, 쇼앤텔과 같은 외국 프로그래밍 업체에서 관련 소스코드 기술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몰아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업체들은 소스코드의 회선당 사용료를 평균 3백∼4백달러에 지불해 왔으며 현재는 이보다 배이상 되는 금액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몇백회선급 대용량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는 통신사업자를 실례로 들 때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비싼 수업료를 외국업체에 상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업체들의 소스코드기술 미확보는 CTI콜센터 구축후 시스템 업그레이드는 물론 문제가 생길 때마다 외국업체에 수시로 연락해야 하는 등 사후 유지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우려마저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CTI시스템 구축에 필수 장비인 사설교환기(PBX)가 CTI서버, 고객서비스시스템(CSU) 등과 연동하기 위해서는 CSTA와 같은 CTI프로토콜(CSTA) 지원 기술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기반 기술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국산 PBX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이 콜센터 등을 구축할 경우 별도의 외산 PBX를 도입하는 상황이며 시스템을 도입하는 업체 입장에서도 새로운 PBX 도입에 따른 중복투자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에 콜센터시스템을 도입한 삼성생명이나 LG인터넷 등은 각각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에서 PBX를 생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콜센터 설치를 위해 외산 PBX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반면 루슨트나 노텔 등 외국업체들의 PBX는 CTI프로토콜은 물론 IBM의 콜패스, DEC사 CT커넥터, HP ACT, 탠덤 CAM, 제너시스 T서버 등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CTI표준을 모두 지원하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CTI시장이 통신분야의 유망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CTI업체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고려한다면 이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