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난 사람] LG IBM 이덕주 사장

올해 LG IBM PC의 새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덕주 사장(51)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속에서 신생기업을 정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지고 이제 막 경영일선에서 행군을 시작했다. 특히 LG IBM이 PC업계의 새로운 모델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의 각오는 더욱 새롭다.

이 사장은 지난 74년 LG전자(당시 금성사)에 입사한 후 PC, 모니터 등 정보기기 해외마케팅부문에서 잔뼈가 굵고 LG IBM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도 중남미 지역본부장을 지낸, 정통 해외파에 속하는 마케팅 전문가다. 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서로 교차하는 이유는 LG IBM에 가장 적합한 「정보기기 영업, 마케팅 전문가」이면서 내수시장에 한정된 LG IBM의 사업범위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해외파」이기 때문이다. 동서양의 만남을 새로운 경쟁력으로 승화시키겠다는 그의 포부를 들어봤다.

-LG IBM이 LG전자와 IBM의 합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아직도 컴퓨터업계의 관심이 높고, 때로는 불협화음도 나타나고는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조화를 이뤄 독창적인 모습을 갖출 계획입니까.

▲사실 이 부분에 대해 걱정스러웠는데 업무파악하는 과정에서 두 회사간 문화적 이해도가 많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또 단순히 한 가족으로서의 일체감 조성뿐 아니라 구매, 판매 등 사업과 직결된 조직 측면에서 시스템을 재정비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LG」와 「IBM」간에 실질적인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더욱이 LG IBM은 전세계 컴퓨터업계에선 처음 시도되는 판매전문 합작회사라는 점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는데 LG IBM이 제대로 성장해 컴퓨터업계에서 자리를 잡느냐 하는 것 자체가 모델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올해 주요 경영전략은 무엇입니까.

▲올해는 다른 해와 경영환경이 완전히 다르다고 봅니다. 벌써부터 IMF 한파를 타고 시장수요가 급랭하고 있으며 컴퓨터시장의 흐름이 색다른 형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매출보다는 수익에 초점을 둘 계획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많이 판매하는 것보다 수익성을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업계획을 물량 기준으로 지난해보다25% 정도 늘려잡았다가 다시 시장점유율을 2∼3% 정도 끌어올리는 수준으로 재조정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입니다.

이와 함께 클라이언트 베이스의 사업체제 구축에 힘쓸 방침입니다. 앞으로는 개인용 컴퓨터 사용환경이 모빌제품 쪽으로 급선회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게 클라이언트 서버를 기반으로한 네트워크 컴퓨터(NC)라고 봅니다. 따라서 올해 PC서버사업을 크게 강화해 클라이언트 베이스로 이행하는 컴퓨터 시장환경에 미리 대처할 계획입니다.

-그렇다면 PC서버가 올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품목으로 이해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서버사업을 강화하고 이와 관련한 모빌컴퓨터 등 새로운 제품사업 계획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하반기에 개설한 「PC NT 솔루션 몰」을 야전사령부로 삼아 마이크로소프트, 인포믹스, 사이베이스, 로터스 등 솔루션업체들과 윈-윈 전략을 펼쳐 선두그룹에 조기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전사의 마케팅과 영업력을 이 PC서버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다양한 솔루션 개발을 통해 시장수요를 넓혀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올해 2만대의 PC서버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중 50% 이상을 솔루션 몰에서 소화해낼 계획입니다. 또 이를 위해 한국IBM의 협력사인 시스템 리마케터(SR)와 소프트웨어 솔루션 오거니제이션(SSO), LG전자의 대리점인 C&C월드, 그리고 LG IBM의 디스트리뷰터 및 솔루션 파트너 등 총 7백여개의 판매망을 모두 활용할 예정입니다.

모빌컴퓨터의 경우는 현재 LG전자에서 개발중인 핸드PC(HPC) 한글어판이 오는 7월께 출시되는 것을 계기로 사업을 본격화할 생각입니다.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사업은 어떻게 펼칠 계획입니까.

▲데스크톱PC는 올해도 매출의 주류를 이루는 품목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판매목표는 지난해보다 크게 늘리지 않고 18만대 수준으로 잡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의 경우 고급제품보다는 상대적으로 중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 활발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주안점을 둘 방침입니다.

최근에 내놓은 맞춤PC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사양을 적기에 공급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 요즘처럼 침체된 PC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3만대 판매목표를 세운 노트북PC는 이미 지난해 예상보다 높은 인지도를 얻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는 기세를 살려 대당 2백만원대에서 8백만원대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선두진입에 박차를 가할 방침입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