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연속 2개월간 생산위축을 겪고 있는 다층 인쇄회로기판(MLB)업계가 내달에도 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MLB 생산량은 지난 1월과 2월에 업체마다 지난해 월평균의 80%에서 70%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현재의 수주량을 감안하면 오는 3월에도 생산량이 지난 1, 2월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기, LG전자,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이수전자, 심텍 등 MLB업계는 그동안 1, 2월의 수요 감소를 통상적인 계절적 요인으로 보고 3월부터는 다시 정상을 회복할 것으로 점쳐왔다.
MLB업계는 그러나 다음달 생산 동향을 예고해주는 이달 하순부터의 발주량이 기대와 달리 오히려 전보다 감소하자 최근의 시장 위축이 예년과 같은 단순한 계절적 요인이 아니라 IMF한파로 인한 불황이 밀어닥치고 있는게 아닐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MLB업계가 이처럼 최근의 생산위축을 장기적인 불황 조짐으로 걱정하고 있는 이유는 수요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내수가 매우 부진하고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MLB업계는 IMF사태로 내수 비중이 높은 PC와 통신장비의 시장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수출확대를 꾀하고 있는 단말기의 생산 확대에 MLB 경기회복의 기대를 걸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그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MLB업계는 또 동남아 시장의 위축으로 수출 마저도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어 수출확대를 통해 내수부진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전략에도 차질을 빚고있어 경기회복에대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미국 시장도 동남아 지역을 주요 판매처로 삼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사태가 미국 산업에까지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경우 MLB업계는 내수 수출 양면에서 타격을 입어 장기 불황에 빠져들 위험도 안고 있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