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새 정부가 가장 먼저 수행해야할 과학기술과제로 현재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고가연구기자재의 국산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성철 물리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과학재단 소식지에 밝힌 기고문에서 현재 기초연구과정에서 꼭 필요하면서도 대외의존도가 높은 연구기자재와 소모성 재료를 개발할 수 있는 첨단연구장비개발 협력센터를 설치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반도체 생산장비 및 관련장비의 국산화율이 5%에 불과하다고 전제, 현재 메모리분야 반도체 가격이 일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 생산장비 및 연구기자재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취약한 연구기자재 및 생산장비 기술이 각종 연구장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국내 산업체,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쟁력 약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각종 연구기자재를 생산하는 외국기업들이 국내에서 연구기자재를 생산할 수 없다고 판단, 현지 가격에 비해 2배 이상 폭리를 취하고 있으며 그나마 최근 환율급등으로 인해 도입가격마저 큰 폭으로 올라 신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차원에서 연구기자재 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첨단장비개발 협력센터를 설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신 교수는 연구기자재 및 첨단장비를 국산화할 경우 수입가격의 3분의 1정도면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개발 초기부터 학생들을 투입할 경우 신제품 개발은 물론 이를 통한 전문인력 양성도 가능해 관련 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연구기자재를 개발할 경우 부품, 하드웨어, 인터페이스기술 등이 집약돼 있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기술력 제고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전=김상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