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대학부설 사회교육원 등 사설 교육기관에서 취득한 학점으로도 학사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평생교육시대 개막과 전문인력 양성이 더욱 활성화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최근 호서대 부설 사회교육원, 숭실대 전자계산원, 수도전자통신학원 등 61개 기관이 개설한 2백74개 과목을 학점은행제 시범운영 대상 학습과정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학점은행제」를 다음달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고졸이상 학력을 보유한 사람이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위를 취득하려면 자신이 전공할 분야를 결정하고 이에 맞는 표준교육과정에 따라 교양과 전공, 일반선택 과목을 이들 기관에서 이수하면 된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시행해온 시간제등록제와 독학사제도, 민간자격능력인증제 등을 기본골격으로 하는 이번 교육부 조치는 국내 학사운영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학점인정기관들에 대한 사전 및 사후 교육점검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점이수를 자율에 맡김으로써 자칫 실력없는 학사들만 대거 양성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사설 정보처리학원 관계자는 『교육부가 학점은행제 시행을 위해 이들 교육기관을 실사한 내용의 경우 규모와 실습기자재, 강사진 등 외형적인 부분에만 치중했지 사설교육기관의 교육의지나 내실있는 교육운영에 대해서는 크게 반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학점은행제는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자들에도 학점을 인정함으로써 정보통신분야 등에서는 연계교육이 가능해져 한층 더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사자격증 취득자에게는 45학점 인정을 비롯해 기능장(39학점), 기사1급(30학점), 기사2급 및 기능사 1급(24학점), 워드프로세서 1급(12학점) 등의 자격증 취득자에게도 학점이 인정된다.
따라서 대학부설 사회교육원이나 전자계산원 등에 수강생을 빼앗겨 어려움을 겪어온 많은 일선학원들이 대부분 자격증대비반을 운영하고 있어 이들간 상호연계가 가능해 초급엔지니어 배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수도전자통신학원 이곡부 원장은 『많은 사설학원들이 수강생이 없어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으나 이번 학점은행제 시행으로 학원들의 재도약에 힘을 불어넣어줬다』면서 『학원의 교육정상화로 현재 관련산업에서 부족현상을 보이고 있는 초급엔지니어 양성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학점은행제를 통해 취득한 학점은 한국교육개발원 학점은행운영본부에 누적되며 학점이 1백40학점 또는 80학점 이상이 되면 각각 대학졸업 또는 전문대 졸업 학력을 인정받아 분야별로 이학사 등 17종의 학사학위와 공업전문학사 등 13종의 전문학사학위를 받게 된다.
호서전산직업전문학교 민경일 부교장은 『이번 교육부의 선정에 있어 전문학교나 학원 등 순수 사설교육기관들이 대학부설 사회교육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선정됐다』면서 『특히 초급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보통신 분야의 경우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인기가 높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이 분야 교육기관과 교육과정이 더 많이 선정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