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업체들과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최근 한국의 금융위기와 관련해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사와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미국 의회 및 정부, 언론기관에 한국정부와 반도체산업을 근거없이 악의적이고 조직적으로 왜곡 비난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27일 발표했다.
반도체업계는 성명서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의 대한 구제금융은 한국의 일시적인 외환부족사태로 인한 경제위기를 구하기 위한 조치이며 지원금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확대와 시중은행의 외채상환을 위한 외화 유동성 확보에 사용되고 있다고 전제, 반도체산업 등 특정산업이나 기업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외화차입은 IMF지원금과는 상관없이 기업의 자체 신용에 바탕을 두고 외국 금융기관과의 계약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이어 최근 『원화가치의 하락으로 한국이 덤핑을 개시했다는 마이크론사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일축하고 반도체 시장가격은 세계적인 수급상황에 따라 결정되며 덤핑 등을 통해 한국반도체업계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행위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이 장기 외화부채에 대한 환차손을 당기 비용화시키지 않고 기업회계 기준 개정을 통해 손익상황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 한국과 같은 개도국은 환율변동이 심하고 기업의 해외 차입규모가 크기 때문에 미국식 회계기준을 일방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명서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등 관련단체에 조만간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미국의 마이크론사의 스티븐 애플턴 회장은 대한(對韓) IMF구제금융과 관련한 하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한국 반도체 업계의 무절제한 생산시설 확장이 현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이 됐으며 세계적인 D램 반도체 과당 공급 및 가격 폭락을 조장했다고 주장하는 등 한국 반도체 산업을 계속 비난해 왔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