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업체들이 수출 총력체제에 돌입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중공업, 대우중공업, 두산기계, 삼성전자, 삼성항공, LG산전, 현대중공업 등 7대 산업용 로봇 생산업체들은 지난해 산업용 로봇 생산 및 출하실적이 90년대 들어 처음 감소한데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시장이 동결되는 등 와해 조짐마저 보여온 내수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올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1백% 정도 늘어난 2천5백만 달러로 잡고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산업용 로봇업체들은 다소 버거워 보이는 수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핵심부품을 국산화하고 독자모델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해외거래망 확충에 주력키로 했다.
이처럼 산업용 로봇업체들이 수출에 사활을 걸고 나선 것은 내수시장이 침체된 데다 최근들어 핵심부품 국산화율이 높아지고 환율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만 뒷받침된다면 해외시장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산업용 로봇업체들은 컨트롤러, 서모모터, 소프트웨어 등 핵심기술 개발 부진과 선진국과의 기술제휴에 따른 옵션, 블록화에 따른 자생력 미확보 등으로 인해 생산 규모나 수입규모에 비해 수출이 부진했으며 그나마 해외진출 국내기업의 현지공장 라인설비에 주로 납품돼 내용상으로는 사실상 수출이 전무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난해 4월 해외사업팀을 신설, 동남아, 중국, 중동지역의 수출기반을 조성한 대우중공업은 동구권 계열사 공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용 로봇을 전량 수주한다는 전략 아래 16비트 로봇 컨트롤러를 32비트로 대체하는 등 성능은 향상시키면서도 가격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일본 기술제휴선과의 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수출에 따른 제약이 없어진 두산기계는 해외시장을 권역별로 세분화해 현지 적합 제품을 집중 판매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국내 업체와의 판매제휴를 통해 양사의 현지법인에서 공동판매하는 한편 주요 해외전시회에 적극 참가하는 등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10% 미만인 수출 비중을 향후 10년 안에 80%까지 높이고 소형 및 정밀 로봇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기본전략 아래 올해 수출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올 상반기 내 각종 해외인증 획득을 완료하고 해외 에이전트를 크게 늘리는 한편 교육까지 마쳐 본격 수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AC서보모터를 독자 개발, 자사 로봇에 적용하고 일부 정밀 감속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을 국산화한 LG산전은 국산화율을 더욱 높여 독자 브랜드로 해외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일부 국가와 독자 브랜드 수출을 위한 상담을 진행 중이며 시스템 형태로 수출한 중국, 미국, 동남아 및 유럽지역의 수출량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도 부설 로봇 전담연구소를 통해 고유모델 개발 주력하는 등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이미 8세트를 납품한 바 있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 집중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기적 안목에서 핵심기술 국산화율을 높이고 세계 시장의 기술동향에 쳐지지 않는 기술력 및 정보력을 확보해야 하며, 무엇보다 대기업간 블록화에 따른 경쟁력 약화 현상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