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PC시장에도 중저가형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시대에 따른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알뜰구매가 점차 확산되면서 그동안 고가, 고성능 PC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던 PC시장이 최근들어 펜티엄 1백80MHz 이하급 중저가 PC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컴퓨터 및 유통업체들은 이에 따라 중저가 제품판매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지난 95년 이후 PC판매 및 구매가 최신 모델에 집중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신 모델이 주력제품으로 부상해 온 그동안의 유통패턴과 달리 구형모델이 다시 시장 점유율신장을 보이고 있는 드문 현상이다.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중순 펜티엄2급인 체인지업 출시 이후 체인지업 판매가 급신장,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이들 제품은 1만9천대 팔렸으며 중저가 보급형 제품은 4천4백 여대 판매됐다. 그러나 오들어 1월에는 체인지업 PC판매량이 1만여대 정도로 크게 줄어든 반면 중저가 모델은 모두 5천9백 여대 판매돼 지난달에 비해 오히려 1천5백여대 가량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1월달은 12월에 비해 컴퓨터판매량이 다소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중저가 모델의 판매량이 실질 수치보다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우통신도 1백80MHz급 이하의 제품판매량이 지난해 12월 전체 PC판매량의 40%가량을 차지했는데 지난달에 45%로 늘어났으며 이달들어 55%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통신은 저가형 모델 가운데에서도 수요패턴이 변화돼, 1백66MHz급에서 1백80MHz급으로 주력이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세진컴퓨터랜드 역시 1백80MHz급을 기준으로 고급형과 저가형 모델을 구분할 경우 지난해 12월 각각 7천5백대와 1만1천 여대로 집계됐는데 지난달 두 제품군의 판매량이 9천대와 1만대로 각각 변화돼 저가형 모델의 판매량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세진컴퓨터랜드는 특히 졸업, 입학 및 혼수 시즌을 겨냥한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는 이 달에는 저가형 및 고급형 판매량이 각각 1만 2천대와 1만대로 저가형이 고급형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용산에 위치한 조립PC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 조립PC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중순만해도 50여대의 PC 판매량가운데 펜티엄 2백㎒급 이상의 최신 기종을 약 10여대 가량 판매했다』며 『최근들어 대부분 1백66㎒급 이하 기종을 찾고 있어 최신 기종은 한달에 2∼3대 판매하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