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제 위기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력 위축이 기업체들의 제품개발 관행을 바꿔놓고 있다.
LG전자, 해태전자, 아남전자, 태광산업 등 전자업계는 신제품 개발에 따른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제품 개발단계에서부터 소비자들의 욕구를 최대한 충족시키면서 판매를 확대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제품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오디오사업부의 주력제품인 「아하프리 3탄」을 개발하면서 헤드폰카세트의 주 사용층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서면질문 및 1대 1 직접면접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헤드폰카세트의 상품기획을 위해 투모로팀이란 전담부서를 발족시킨 LG전자는 청소년들을 중, 고생 및 대학생 등으로 세분한 뒤 이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각 그룹에 맞는 헤드폰카세트를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중, 고생들을 겨냥해 카세트용 충전기에 스피커를 장착한 「아하프리 3탄」을 출시한데 이어며 헤드폰카세트를 외부에서 주로 사용하는 대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카세트 본체와 이어폰 사이의 선을 없앤 무선리모컨을 채택한 신제품을 올 상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는 이같은 마케팅이 실효를 거둠에 따라 이를 다른 제품으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해태전자 역시 청소년용 오디오를 개발하면서 이 제품을 주로 사용할 소비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제품 양산용 금형을 제작하기 전 단계에서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를 수렴해 일부 기능을 수정한 뒤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태전자는 지난달 말 학부모, 여학생, 남학생 등 3개 그룹으로 구성된 소비자들을 모아놓고 이들이 신개발품에 대해 토론한 내용을 상품기획에 반영했으며 이 제품은 올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디오나 가전제품은 한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수억원이 투자되기 때문에 상품기획에 실패하면 피해가 크다』며 『이같은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상품기획 단계에서부터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