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동남아시장 판매 부진 장기화..."비상전략" 고심

국내 가전업체들이 주력 시장인 동남아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4일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은 가전3사는 최근들어 동남아 가전시장의 침체로 이 지역에서의 수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판매 활성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지에서 현금 구입시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할인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도 동남아지역에서 할인 판매를 계획하고 있으며 일부 중고급 제품에 대해서는 무이자 할부판매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가전업체들이 해외에서 할인 판매나 무이자 할부판매를 실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현지 유통업체에서 발생하는 불량 채권을 조기에 회수하고 현지 판매 법인의 악성 재고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가전3사는 또 동남아시장에 공급하는 가전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지 생산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에서 탈피해 국내 생산이나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은 인근 국가에서 생산한 제품을 공급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 대신 가전3사는 동남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내수시장에 공급하지 않고 인도,파키스탄 등 서아시아 지역과 중동 및 아프리카 등지로 수출지역을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가전3사의 관계자들은 『외환 위기에서 비롯된 동남아 가전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올해 국산 제품의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들 전망』이라면서 『일단 판매물량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며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동남아 시장 전략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