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에 가전 유통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최근 LG전자 서울영업소속 북부지역 TOPS대리점 모임인 하나로서클이 채택한 IMF생존 마켓팅 7계명이 눈길을 끈다. IMF라는 어려운 시기를 맞아 가전업계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와 행동지침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 7계명 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가전유통업계의 상식을 뒤집는 예상 밖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7계명 가운데 「어려운 시기일수록 과감하라」 「소비자 니즈를 읽어라」 「최소한의 서비스수준을 유지하라」 「핵심제품과 우량 고객을 집중 공략하라」 등은 판매일선에 있는 대리점들에게 평소에도 강조돼 온 것들로 그다지 낯선 주장이 아니다.
그러나 「할인가격이 아닌 정상가격을 제시하라」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라」 「종업원도 고객으로 대하라」 등은 다소 색다른 내용이다.
판매침체는 가격경쟁으로 연결되는게 일반적인 상관행이다. 그런데 정상가격을 제시하라는 것은 자칫 판매를 포기하라는 내용으로 들릴 수 도 있다. 또 가전 유통업계 생리를 감안할 때 경쟁대리점과의 공동보조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에 종업원을 고객으로 대하라는 계명도 상당한 파격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7계명은 하나로서클내 18개 대리점이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IMF시대의 생존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적게 팔아도 정당한 마진을 확보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쟁사 대리점들과 가격이나 판촉비용등에 관한 협의도 필요하다는 인식과 또 어려운 시기일수록 접객 일선에 있는 종업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7계명은 하나로서클을 회장인 구리전자 이준성 사장에 의해 지난 2월 정례회의에서 제안됐다. 물론 이 계명들은 이 사장이 모두 새롭게 만든 것은 아니다. 그동안 쏟아져 나온 여러가지 IMF 극복방안들을 모아 가전유통업체들이 보다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압축해 재구성한 것이다.
특정 지역 대리점 모임에서 제안되기는 했지만 이 IMF생존 계명은 현재 대리점에서 대리점으로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다. 담고있는 내용이 가전 유통점 경영자들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