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의 우편배달부」
폴리픽스의 김재훈 사장은 요즘 세계 최고의 팩스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목숨을 걸고 한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진지하고 신중하게 프로그램 개발에 몰입하고 있다.
폴리픽스가 현재 개발중인 프로그램은 경영정보 시스템과 연동해 일정한 규칙에 맞게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할 수 있는 팩스 DB서버.
이미 여러 업체가 팩스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 출시한 터라 참신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기업에 가장 필수적인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팩스 관련 프로그램을 선택하게 된 주요 이유다.
김 사장이 정보화시대의 우편배달부를 기치로 「폴리픽스」를 창업한 것은 지난 97년 7월.
창업한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은 모험기업이지만 사업품목 선택에서부터 개발,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폴리픽스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데에는 김 사장의 과거 이력 때문.
한때 젊은 기업인이자 개발자로 세인의 주목을 받았던 김 사장이지만 고심 끝에 사업을 접어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92년부터 「창인시스템」을 경영했던 그는 「오토세션」 「지필묵」 「글맵시」 「터보팩스 1.0」 「한아름」 「버기의 세상구경」 「엑소더스」 등 이름이 잘 알려진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을 선보였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제품 구성으로 당시 김 사장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그에게 거는 주위의 기대 또한 컸다.
하지만 지난 96년 무리한 사업확장과 잇따른 악재로 그의 분신과도 같은 회사의 문을 닫게 만들었다.
혹독한 고배의 기억 때문인지 새출발을 시작한 김 사장에게는 다른 벤처기업들에서 느낄 수 없는 인내와 여유를 엿볼 수 있다. 팩스 DB서버를 사업품목으로 선정할 때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준비한 것은 바로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다.
침착하지만 필사적인 자세로 프로그램 개발에 몰입한 지 8개월.
폴리픽스는 이제 프로그램 첫 출시를 앞두고 신중하게 마무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존에 출시된 제품들은 대부분 3백만원 이상의 고가여서 무점포 사업주들(SOHO)에게는 적지않은 부담이지요. 폴리픽스는 70만원대의 파격가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폴리픽스가 목표로 한 팩스 DB서버 개발완료 시점은 오는 4월이다.
음성정보를 인터넷 메일로 전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개발중이며 오는 6월께에는 일반 소비자에게도 이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든 메시지를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메시지 자동화가 궁극의 목표입니다. 팩스와 인터넷, 비디오 동영상 등 모든 미디어를 연동시켜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만들 계획입니다.』
우편배달부라는 평범한 소재를 택했지만 그의 목표는 세계 제일이다.
차분하고 침착한 움직임으로 그는 이미 큰 걸음을 내디뎠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