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평생 한가지 일에만 몰두한다는 것은 대단한 인내를 필요로 한다.
특히 남들이 그리 관심을 가져주지 않거나 세인들의 주목을 받지 않는 분야를 묵묵히 해가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연구분야도 그렇다. 요즘 세대들은 인기있는 분야로 몰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일부 연구분야는 지속성을 상실해 그동안의 성과가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될 가능성마저 있다.
사회적으로는 요란하지만 그러나 실제 도움이 되는 일들을 별로 하지 않는 분야가 장애자 복지다. 이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다양한 연구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젊은 교수가 있어 화제다.
올해 명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호서직업전산전문학교 전자계산기과 함광근 교수가 그 주인공.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시각장애자를 위한 전자식 이동지원시스템에 관한 연구」다
함 교수는 『학문의 사회환원 측면에서 장애자를 위한 연구활동을 시작했다』면서 『시각장애자용 전자식 이동시스템은 현재 한 기업과 공동으로 상용화작업을 하고 있어 조만간 상품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장애자용 시스템은 광파를 이용해 장애물을 검출하는 「C-5 레이저지팡이」인데 이는 광을 이용하기 때문에 광반사율이 좋이 않은 장애물의 감지가 어렵고 검출 가능한 거리가 원, 근에 국한되어 있어 보행에 필요한 장애물의 원근변화에 대한 정보와 장애인이 독립보행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보행방향에 대한 정보제시기능이 결여돼 있다.
그러나 함 교수가 개발한 전자식 이동시스템은 백색지팡이에 초음파 센서모듈을 장착해 3방향에 대한 보행경로상의 검출기능과 방향검출 기능을 갖고 있다. 장애물 검출영역의 설정은 사용자의 상방 2백m, 전방 3백m 및 하방 1백50m까지이고 보행방향 검출능력은 8방위로 지상뿐 아니라 공간까지도 가능하다.
경보는 음향과 촉각을 병용하도록 설계했으며 경보음은 톤변조를 사용해 방향별로 달리했다.
함 교수는 82년 한양공업고등학교를 졸업, 명지대 전자공학과에 들어갔다.
대학 4학년 때 남들이 하지 않은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원 진학을 결심, 명지대 대학원에 입학하면서부터 허웅 지도교수와 함께 줄곧 장애자를 위한 연구활동을 해왔다.
그는 7년이 넘도록 장애자 관련연구를 해오면서 자신이 직접 장애자가 되어 개발한 시제품으로 테스트를 하다가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길가의 전봇대에 부딪히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전자식 이동시스템에 대해 『장애물 검출과 방향정립면을 두가지 만족시키는 독립적인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특히 방향정립면은 세계 최초로 도입한 기능』이라면서 『앞으로 시스템 경량화와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제어(GPS)기능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