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급, 대형 제품 선호추세를 보여왔던 국내 컬러TV 시장에서 21인치 이하 중소형 TV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2월말 현재 내수시장의 TV 판매량은 20% 이상 줄어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21인치 이하 중소형 TV 판매량은 총 11만여대로 전체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4%에서 48%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95년 이후 국내 TV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모델로 자리를 잡아온 25인치, 29치 TV는 13만여대로 판매비중이 53%에서 49% 수준으로 떨어져 중소형 TV 판매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특히 33인치 이상 초대형 TV와 화면비율 16 대 9의 광폭 TV의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줄어드면서 판매비중이 간신히 3%대를 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동향에 대해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올들어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그동안 대형, 고급TV 수요의 대부분을 주도해온 중복, 대체 수요가 얼어붙음과 동시에 신규수요는 가격부담이 적은 21인치 이하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가전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달 들어 혼수철을 겨냥한 각종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가격이 오른 일부 모델에 대해서도 세일기간을 통해 사실상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판매하는 등 매출 기여도가 큰 대형제품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얼어붙은 구매심리를 녹이는 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전업계는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고가형 제품군에서는 실수요가 없는 모델을 과감하게 단종하고 신모델 출시를 가급적 보류하는 대신 기본성능이 개선된 염가형 대형 모델을 늘려 판매량과 매출금액이 줄어드는 최악의 상황에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