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수요 한파 언제쯤 해소될까..

데스크톱PC에서부터 슈퍼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수요한파에 시달리고 있는 컴퓨터시장이 언제쯤 되살아날 수 있을까.

컴퓨터업체들은 올 들어 급강하하고 있는 컴퓨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좀처럼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더욱이 냉각된 시장이 언제쯤 회생될지 불투명해 컴퓨터 사업추진 및 새로운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데스크톱PC의 경우 지난 2개월간 기업용 제품시장은 거의 수요가 없다시피한 상태이며 가정용 제품시장도 전년 동기에 비해 50% 이상 축소됐다는 게 PC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PC업체들은 할인판매, 판촉행사와 같은 일반화한 판촉전략은 물론 제품운영을 중저가쪽으로 주력하는 등의 다각적인 수요 활성화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신통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중대형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주수요처인 기업의 구조조정이 아직도 인력감축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자금난 극복에 몰두하고 있어 새로운 전산투자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올 들어 금융과 통신분야에서 전산투자 계획을 뒤로 미루거나 취소함으로써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의 조바심을 더해주고 있다. 주로 기초과학분야와 대기업의 연구개발용으로 필수적인 슈퍼컴퓨터조차도 지난해 계획했던 투자계획을 포기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이로 인해 최근 해마다 수요급증에 익숙해있던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은 크게 당황하고 있다.

컴퓨터업체들은 이제 이러한 시장침체를 업계의 판촉강화나 수요진작책 등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컴퓨터 시장수요가 이처럼 급랭한 것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라는 국내경제 전체적인 영향에 연유하고 있어서 업계의 자구적인 노력으로는 불가항력적이기 때문이다. 컴퓨터업체들은 이에 따라 얼어붙은 컴퓨터시장이 언제쯤 다시 해빙될 수 있을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이에 대비해 사업전략을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대다수 컴퓨터업체들은 올 하반기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지금과 같은 컴퓨터시장이 최저점에서 바닥을 치고올라가는 시기를 하반기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하반기 들어서도 컴퓨터시장이 크게 활기를 띨 정도는 아니지만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기업 중에서 경영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전산투자를 시도하는 곳들이 나타나면서 시장수요가 조금씩 살아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또 전산투자의 양상도 많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제까지는 사업확장에 필요한 전산투자였다면 구조조정을 겪고 난 후의 전산화는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 확실하다. 즉 인력감축으로 생긴 공백을 전산화로 대체한다든가, 또는 전산투자 자체를 적은 비용으로 필요한 분야에 집중하는 추세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컴퓨터시장이 하반기부터 조금씩 회복된다 해도 NT서버 등 특정 분야의 제품에 집중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컴퓨터시장이 전반적으로 다시 활성화되는 시기는 IMF 극복수준에 따라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윤재 기자>